<성명서>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한 ‘언론통제’를 중단하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6-13 08:48:44
<성명서>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한 ‘언론통제’를 중단하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이해득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의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들의 취재행위가 정부 관계자에 의해 원천봉쇄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한.미FTA 1차 본 협상이 마무리되는 날 아침, 기자들이 미국 메리어트 호텔 로비에서 담소를 나누는 한국 측 협상단원들을 촬영하려하자 '한.미 FTA 기획단'의 김 모 팀장이 ‘초상권’ 운운하며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촬영거부 이후 호텔 측이 갑자기 원정 투쟁단뿐 아니라 언론사 기자들에 대해서도 호텔 진입을 제지하기 시작해 취재가 원천봉쇄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칠레 간 FTA 취재를 준비중이던 MBC의 권희진 기자의 경우 사전에 취재계획을 알게 된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이 칠레에서 취재를 도울 코디(현지 가이드)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기자가 언제, 누구를 만나는지 이름을 대라”고 하는 등 언론통제를 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한.미FTA가 한국사회에 끼칠 영향이 심대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협상대처 능력이나 사전 준비가 미국 측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졸속협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우리는 또 한.미FTA의 진실을 정확히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언론매체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거듭 요구해왔다. 한국기자협회가 포함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보도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공정하고 올바른 보도를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의 언론사 취재가 ‘초상권’ 운운하는 한국 측 기획단의 거부로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하고, 미국-칠레FTA를 심층 취재하려는 MBC가 외교통상부 측에 의해 사전 통제되는 작금의 상황은 현 정부가 한․미FTA 문제와 관련해 얼마나 오만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이 정부가 언론에 대해 정상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지 되묻게 만든다.

정부는 ‘언론통제’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현재와 같은 비밀주의를 중단하고, 모든 협상 내용을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한․미FTA의 내용이 한국정부가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조금씩 알려지는 작금의 한심한 사태는 즉시 개선돼야 한다. 만약 정부가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할 경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우리 기자들 뿐 아니라,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의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6년 6월 13일
한국기자협회

목록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