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첫 MBC 사장, 변화로 증명해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MBC 신임 사장으로 이성주 iMBC 이사가 14일 최종 선임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방송3법 개정 이후 새롭게 구성된 방송문화진흥회가 선임한 첫 MBC 대표이사다.


시민 150명으로 구성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국민추천위)가 후보 4명의 정책 발표를 듣고 숙의 토론과 질의응답을 거쳐 최종 후보 2명을 추천했다. 방문진은 공개 면접과 투표를 거쳐 이성주 사장을 뽑았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적 독립을 강화하겠다는 방송3법 개정 취지가 처음 구현된 사례다.


첫걸음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이 늦어지면서 방문진 새 이사회 구성도 법이 정한 시한을 넘겼다. 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자격 논란이 불거진 이사가 임명장을 받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장 후보 압축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후보가 선임 방식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국민추천위 평가 대상 후보의 과거 폭행·폭언 의혹이 제기되며 검증 논란도 이어졌다.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은 새로운 제도가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제 시선은 이성주 사장에게 향한다. 국민추천위에서 정치와 자본 등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묻자 이 사장은 과거 ‘PD수첩’의 황우석 사건 보도를 거론했다. “팩트 확인이 다 됐는가”를 확인한 뒤 “그러면 하자”고 말하는 사장이 되겠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장이 어떤 마음가짐과 원칙을 갖고 있느냐”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외압 앞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공영방송 사장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독립은 사장 한 사람의 의지와 선의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방송3법의 의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논란을 제도적으로 끊어내는 데 있다. 새 사장은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막는 방패막이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조직 안에서 보도·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달라진 사장 선임 방식이 실제 공영방송의 독립으로 이어지는지 증명하는 것이 이성주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런 점에서 이번 MBC 사장 선임은 MBC만의 일이 아니다. 방송3법에 따라 새 이사회가 구성된 KBS와 EBS에서도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BS는 김유열 사장의 임기가 끝난 지 1년 반이 지난 가운데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KBS에서는 박장범 사장이 새 이사회의 후임 사장 선임에 반발해 절차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같은 법을 바탕으로 각각 출범한 공영방송 이사회가 서로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방송3법 개정이 끝이 아닌 출발점임을 보여준다. 법을 바꾸고 이사회를 확대하고 국민추천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제도의 작동이다. 이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사장을 검증하고 선임하는지, 그렇게 뽑힌 사장이 외압으로부터 공영방송을 어떻게 지켜내는지가 핵심이다. 달라진 절차가 독립적이고 신뢰받는 공영방송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제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방송3법이 바꾼 것이 사장을 뽑는 방식뿐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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