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취재는 한 중학생 아버지의 절박한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중3 아들이 중학생 7명에게 2시간가량 집단폭행을 당했고, 가해 학생들이 달팽이를 먹이고 옷을 벗겨 불법 촬영까지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 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아버지와 함께 주차장과 코인노래방, 건물 옥상, 공원 등 폭행 장소를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차례 CCTV 제공을 거절당했지만, 건물주와 관계기관을 설득한 끝에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하던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한 아이의 삶과 일상을 무너뜨린 사건이 솜방망이 처분으로 끝나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보도 이후 충남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7명 전원에게 중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수위의 처분인 강제전학을 결정했습니다. 경찰도 추가 혐의를 수사해 촉법소년이 아닌 학생 4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 가운데 2명은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촉법소년 3명에게도 긴급동행영장이 발부돼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되는 등 사법 절차가 엄중히 진행됐습니다. 힘든 기억을 꺼내며 용기내 준 피해 학생과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사회를 움직이는 뉴스는 결국 취재원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소중히 귀담아듣고 집요하게 취재해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