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의 죽음

[제430회 이달의 기자상] 이현행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이현행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기자.

취재 후기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이번 취재는 일선 경찰서의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 신고서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이 직접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만 했던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끈질긴 추적 끝에 7개월 전 단순 변사로 묻힐 뻔한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실상은 회식 강요와 사적 심부름 등 차마 말 못 할 직장 내 괴롭힘이 빚어낸 비극이었습니다. 사망 석 달 전 접수된 익명 제보 시스템 ‘레드휘슬’조차 조직적으로 묵살됐던 실태를 단독 보도하며 소방 당국의 무책임한 은폐 행태를 공론화했습니다.


이후 국무조정실의 특별점검으로 이어졌고, 보도된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돼 관련자 17명에 대한 중징계 요구라는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최근에는 전남광주통합소방본부가 비위 관계자 15명에 대해 파면과 중징계 등의 처분을 내렸고, 소방청 역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무관용 원칙과 함께 특별감찰, 익명 제보 시스템 개편 등 전면적인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도는 한 개인의 불행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폐쇄적인 소방 조직 내부의 오랜 악습을 끊어내는 마중물이 됐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하고 바르게 바뀔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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