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입점 지역언론 '구독자 300만'… 지역뉴스 비중은 저조

강원일보 최근 구독자 300만 돌파
네이버CP 지역사 절반 200만 넘어
지역 현안보단 서울 관련·이슈 사건 위주

2월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 정책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와 콘텐츠제휴(CP)를 맺은 지역언론 12개사 중 상당수가 주요 중앙언론에 버금가는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밖 국민 절반과 관련된 지역뉴스가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전국화할 수 있는 일정 규모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다만 ‘서울 집중 구조’에서 입점 지역사조차 지역 현안보다 중앙 관련 뉴스나 이슈를 중심으로 포털 유통을 하고, 실제 그런 기사가 높은 조회수를 보장하는 구조는 고민을 남기는 지점이다.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향후 주요 과제로 이 사안을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강원일보 300만… 200만 이상이 절반

강원일보는 8일 자사 네이버 구독자 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모바일 제휴사로 입점한 지 7년여만의 일이다. 현재 네이버 지역언론 CP사 중 유일한 ‘300만 이상’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인구가 약 150만명인 만큼 수도권 등 타 지역 구독도 상당한 결과다. 2023년 2월17일, 지역언론 최초로 300만명을 달성한 부산일보는 이후 구독자가 빠지며 현재 290만명 선에서 회복 중이다. 이들을 필두로 지역 네이버 CP사 대다수는 상당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다.


19일 기준 300만 이상 1곳, 200만 이상~300만 미만 5곳, 100만 이상~200만 미만 4곳, 100만 미만 2곳 등으로 200만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매체가 전체 지역 CP사 중 절반이다. 중앙언론에 견줘도 적지 않은 규모로, 서울 중심 공론장에서 지역 목소리를 전할 유통 채널이 일정 부분 형성된 결과로 볼 수 있다. 300만 돌파 후 나온 “강원 현안이 국가적 어젠다로…전국 독자와 실시간 호흡”(강원일보), “지역 어젠다를 부산·울산·경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부산일보)란 평은 이와 맞물린다.


김현철 강원일보 디지털미디어본부장은 “지역의 목소리와 현안, 지역언론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주요 채널로서 의미는 분명하다”며 “제2경춘국도나 동서고속철도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은 지역만으론 쉽지 않은데 포털을 통해 힘을 더 실을 수 있었고, 지역군수 비리·퇴진 보도도 더 관심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컬 기사만으론 어필이 안 된다. 수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전국적 이슈나 속보를 무시하긴 어렵다. 현실적 측면과 균형을 잡아 콘텐츠를 거는 게 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이슈’, ‘사건사고’가 점령한 뉴스판

규모는 구축됐지만 지역뉴스가 충분히 전달되는지는 별개다. 본보가 임의로 고른 6개 지역 CP사가 11·12·15일 사흘 중 서로 다른 5개 시간대에 등록한 주요뉴스(상위기사 4개씩)를 분석한 결과 총 120개 기사 중 해당 지역 관련 뉴스는 30개(25%)에 불과했다. 대신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보’, ‘선거관리위원회’, ‘중앙 정치’, ‘월드컵 경기’, ‘주식과 주가’ 뉴스가 지역언론이 편집한 주요뉴스에 지속 등장했다. ‘인천서 발견된 다리 시신’ 뉴스를 비롯해 사건사고는 지역 상관없이 배치되는 일도 확인됐다. 매일신문의 경우 이 기간 20개 기사 중 지역뉴스가 0개였다.


같은 시간대 많이 본 뉴스 1~5위 분석에선 150개 기사 중 지역뉴스가 30개(20%)에 불과한 현실도 드러났다. 지역언론이 네이버에 지역뉴스를 덜 걸고 있는데, 이용자들이 클릭한 지역뉴스 비율은 더 적었다. 이는 지역뉴스 유통의 구조와 한계 등 지역언론의 현실적 고민을 종합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구독자 성과엔 입점 시기나 권역별 인구, 지역뉴스의 양보다 각종 중앙뉴스, 이슈성 기사를 네이버에 꾸준히 낼 수 있는지 등의 요인이 크다. 이른 입점은 구독자 수와 상관있으나 경기일보는 가장 늦게 입점하고도 구독자 200만을 넘겨 예외적이다. 권역별 인구는 강원일보 성과와 들어맞지 않는다. 인력여건상 이슈 대응력이 떨어지는 지역MBC 구독자가 100만대인 반면, 일정 규모 전담팀을 둔 매체 다수가 200만을 넘은 게 현재다.


앞선 6개 매체와 별도로 조사된 전주MBC는 현재 네이버에 지역 현안만 거는데 구독자 수 감소를 겪고 있다. 고차원 전주MBC 취재부장은 “지난해부터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다. 우리만 봐도 중앙뉴스도 웬만큼 알도록 네이버 뉴스판에 꾸준히 걸었고 구독자 방어가 됐다. 대응 인력이 빠지며 지역뉴스 위주로 가고 있는데 최근 몇 달 새 10만~20만명은 빠졌다”고 했다.

지역민에 다가가게 하는 지역뉴스

지역언론에 포털 입점은 지상과제지만 네이버 CP사조차 한계를 느끼는 시점이다. 고 부장은 “지역 다양한 기사로 뉴스판을 꾸려 구독자 유입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매일 화제성 있는 뉴스를 생산하긴 어렵다.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건 로컬 콘텐츠가 아니고, 콘텐츠 성과는 인력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데 이도 여의치 않다”고 했다. 이어 “지역뉴스를 하랬더니 중앙뉴스만 베끼냐는 비판은 온당하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다. 좋은 윈도우를 받았는데 십분 발휘 못한다는 자괴감이 크다”고 했다.


배경엔 정치·경제·사회 인프라 차원을 넘어 극복하기 힘든 서울 중심 구조가 있다. 이는 네이버만의 과실이 아니지만 국내 최대 디지털뉴스 플랫폼에서 과거 ‘특별입점’ 외 지역뉴스 관련 조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네이버 검색제휴사인 경남도민일보 김해수 뉴미디어부장은 “네이버가 쇼핑에 집중하다보니 뉴스에 대한 관심이 덜한 듯한데, 지역뉴스가 지역민에게 다가가게 하는 고민은 없는 수준”이라며 CP사조차 수익 때문에 지역뉴스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지역 명소·맛집을 GPS 기반으로 추천하는데 뉴스엔 왜 활용 못하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지역 CP사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네이버의 지역뉴스 관련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현재 진행 중인 제휴심사만 해도 지역언론 고려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충청권 한 신문사 디지털 담당자는 “포털이 뉴스 관심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 영상 플랫폼 소비가 많다지만 뉴스 최대 플랫폼은 포털이고, 네이버가 배타적으로 지닌 부분이다. 지역뉴스는 물론 뉴스 자체를 보지 않으려는 때에 뉴스가 재미있고,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걸 보여줘 선순환 구조가 된다면 네이버의 성과도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