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구멍 뚫린 자본시장

[제425회 이달의 기지상]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보도부문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기자.

시작은 한 건의 제보였습니다. 비정상적인 주식담보대출로 SK증권이 1359억원을 날릴 처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면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자금을 집행해야 할 증권사가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거액을 빌려준 배경이 궁금했습니다. 이후 저희의 취재는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한 줄씩 써내려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적 관계를 고리로 한 SK증권과 무궁화신탁 오너 사이의 주고받기식 거래가 드러났습니다. 금융사와 사모펀드(PEF)가 비슷한 방식으로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다른 변칙 거래들도 함께 취재됐습니다.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을 정점으로 한 관계 금융사들의 연쇄 부실과 비정상적인 SK증권의 소유구조도 단독 보도했습니다. 금융사의 돈을 지배주주가 쌈짓돈처럼 쓰는 한국 금융의 어두운 부분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네 차례에 걸쳐 200자 원고지 110매의 분량으로 게재된 기사에는 46개 금융사와 PEF, 상장사 등이 등장합니다. 부정적 부분을 전하는 내용인 만큼 사실 관계에 틀림이 없어야 했습니다. 박종관 기자는 난마같이 얽힌 문제를 특유의 돌파력으로 뚫고 나갔습니다. 중요한 고리를 짚어주고 견고한 데스킹으로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조진형 마켓인사이트부장이 없었다면 기사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일부의 회유 시도에도 지면을 내준 이심기 전 편집국장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오 회장이 무궁화신탁을 인수한 2016년 이후 10년간 일어난 일들을 추적하며 참고한 타사 기사도 적지 않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본시장을 발로 뛰고 있는 언론계 동료들 역시 이 상의 지분을 갖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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