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은 사람이 오는 일입니다. 한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입니다.” 인력 확보를 넘어 사회통합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주와 영암, 부산, 홍천 등 도합 4000㎞가 넘는 출장을 이어가며 저희는 이민이 한국 사회에 놓인 기회이자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한국인이 떠난 자리를 채운 이주노동자, 10개 국적의 이주배경청소년을 맡은 교사, 생활 갈등으로 고개를 젓는 원주민, 제도에서 배제된 장애 이주민까지. ‘받아들일지 말지’가 아니라 ‘이미 구성원이 된 이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질문해야 하는 이민시대가 도래했음을 실감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기업가 젠슨 황과 셰프 안성재는 가족 이민자이자 중도입국청소년이라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자리 잡은 두 이민자의 신화는 치열한 ‘허슬’로 이룬 개인의 성공담으로 소비되곤 합니다.
취재를 하며 저는 두 사람의 서사에 제가 아는 얼굴들을 겹쳐보았습니다. 같은 출발선에 선 한국의 중도입국청소년에게는 비슷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지, 언젠가 한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등장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뒷받침할 사회적 조건은 무엇인지 묻게 됐습니다.
중앙일보는 <이민시대, 선택받는 나 라>, 등 여러 기획을 통해 이민 의제를 꾸준히 공론화해왔습니다. ‘통합의 가치를 중앙에 두다’는 슬로건처럼, 이번 기획 역시 사회통합이라는 질문을 정면에 놓고자 했습니다. 끝으로 표류하던 기획이 난파하지 않도록 단단한 닻을 내려준 윤정민 캡과 데스크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