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12·29 여객기 참사' 구조적 원인 규명 추적

[제425회 이달의 기자상] 하정연 SBS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하정연 SBS 기자.

2024년 12월29일, 참사 당시 국토교통부와 항공사를 출입하던 담당 기자였습니다. 무려 17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너무나 빠르게 관심에서 멀어진 참사, 각종 개선책은 내놓으면서도 정작 책임에 있어서는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둔덕, 사고조사기구의 독립성 문제 같은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문제는 덮어둔 채, 어느새 화살은 새 떼와 조종사에게 향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식의 책임 전가로 보였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사고조사기관의 허점을 지적하는 일에는 그만한 노력과 고민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구조적 문제는 더 명확하게 드러났고, 취재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의 항공사고조사기관 NTSB 전직 위원장과 조사관들을 인터뷰하는 등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여 간 관련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 이후 유족들을 가장 괴롭히는 감정이 ‘죄책감’이라고 말합니다. “거기 가는 것을 내가 말렸어야 했다”, “그날 일정을 조정했더라면?” 어떻게든 그 죽음을 막았어야 했다는 결론을 내고 가혹할 정도로 자신에게 책임을 추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죽음을 막았어야 했다”는 끝없는 자책과 성찰은 유족들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했습니다.


“콘크리트 둔덕은 규정 위반”이라는 국토부 장관의 한 마디를 듣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나 오래 걸릴 일이었나 싶습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기까지는 아마 더 길고도 지난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남은 사람들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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