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장 "'현대차 기사 삭제' 징계미흡 지적 겸허히 받아들여"

해당 간부들 경징계 비판에 방문신 사장 28일 입장문
"공인 아닌 일반인 기준 판단 잘못, SBS 보도가치 어긋나"

방문신 SBS 사장.

‘현대차 회장 장남 음주운전 기사 삭제’와 관련한 징계 결과를 두고 SBS 내부에서 경징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문신 SBS 사장이 유감을 표명했다.

방문신 사장은 28일 밤 내부 망에 입장문을 올리고 “SBS의 신뢰를 떨어뜨린 정도에 비해 징계 수위가 미흡하다는 구성원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최종 인사권자로서 미리 구성원들의 마음과 정서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SBS는 현대차 임원에게 전화를 받고 ‘자체 판단’으로 기사 삭제를 결정한 부국장급에겐 ‘경고’를, 그 지시를 따른 부장급에겐 ‘주의환기’ 징계를 20일 내렸다. SBS 징계는 해고부터 정직, 감봉, 근신, 경고, 주의환기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되는데, 경고와 주의환기는 경징계에 해당한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이쯤 되면 징계 안을 그대로 결재한 방문신 사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방 사장은 답하라. 재벌가 음주운전 기사를 삭제한 사안이 ‘경고’하고 ‘주의환기’하면 충분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번 같은 솜방망이 조치로 ‘일벌백계’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지, 징계 결정 과정의 정확한 판단 근거와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른 28일 입장문에서 방 사장은 징계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방 사장은 “‘징계논의 과정에서는 감봉까지도 논의됐지만 당사자들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회사 징계 이상의 혹독한 대내외 비판을 이미 받았고 본인들이 깊이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전해 들었다”며 “사장으로서 관례대로 경영본부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인사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해 징계 결과를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기사 삭제가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실행한 것인지, 해당 기업의 요청을 받은 뒤 상급자에게 별도 보고한 것인지 등도 제가 직접 추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이어 “이번의 기사 삭제 건은 정치권력과 대기업, 공인의 범주로 판단하지 않고 ‘일반인’의 기준으로 판단한 잘못이 분명하다”며 “기사 삭제 과정에서 출고 부서와 협의하지 않은 점도 잘못이다. 그동안 SBS가 지켜온 보도 가치에 어긋난다는 의견에도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장으로서 보도본부장에게 관리 책임 부족과 사후 조치의 미흡함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고 엄중 경고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보도 책임자들이 SBS의 보도 가치와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각성하고 분발할 것으로 생각한다. 취재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사장인 저부터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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