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노조 파업 가결… "연봉제 강요·편집권 침해"

8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 85.7% 찬성률 가결
작년 7월부터 임단협… 입장차 못 좁히며 조정 결렬

전국언론노동조합 경인일보지부가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가 85.7% 찬성률로 가결됐다. 대주주의 연봉제 강요, 편집권 침해를 지적해왔던 경인일보지부는 이에 따라 조만간 투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경인일보지부는 8일 조합원 8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84명(98.8%)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72명이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 앞서 경인일보지부는 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되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바 있다.

파업 가결의 직접적인 계기는 임금 및 단체협약과 연봉제 전환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다.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했고, 9월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조정 신청에 이르렀다. 신지영 경인일보지부장은 “12월에 연봉제 안과 임단협 안을 동시에 투표하기로 9월 합의했는데, 회사가 연봉제 안을 주지 않으면서 결국 임단협 안밖에 투표하지 못 했다”며 “가결된 임단협 안에 서명하라 했더니 회사가 연봉제와 연동될 때만 가능하다고 해 지노위에 가게 된 것이다. 조정 과정에서도 사측은 오는 6월까지 연봉제 전환에 합의할 것을 임단협 서명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인일보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부속 합의안을 이행하지 못해 연봉제 안을 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인일보 관계자는 “감사의 결재 라인 제외 등 노조가 요구한 부속 합의안이 있었는데, 그걸 저희 대표가 대주주와 풀지 못해 이행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며 “노조가 더 이상 협의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해 연봉제 논의가 사실상 중단이 됐다. 그러니 투표에 붙이지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지영 지부장은 “그 사이에 회사와 연봉제 안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은 다 교환을 했다”며 “본 합의에 이르진 못 했지만 노조 의견은 전달했으니, 회사에서 그걸 참조해 안을 만들어 주면 투표는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가 그걸 안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초 논의 테이블에 올랐던 연봉제 안은 직원들의 성과를 A·B·C·D·E 5개 등급으로 나누고 하위 등급에서 줄인 인상률을 상위 등급에게 주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임금 인상률이 2%면 C등급은 그대로 2%를 적용받고 D등급은 –0.5%p인 1.5%, E등급은 –1%p인 1%를, A와 B등급은 그만큼의 인상분을 받는 식이다. 신지영 지부장은 “지노위 조정 과정에서 조정위원과 공익위원들도 어안이 벙벙해할 정도의,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기 어려운 연봉제였다”며 “심지어 회사는 적자를 볼 경우 전체가 동결이라 주장하고 있다. 동결이 되면 연봉제를 위한 인사 평가도 의미가 없고, 잘 하는 사람에게 더 보상을 준다는 연봉제의 의미도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경인일보지부는 이번 파업 가결이 단순 임금 문제를 넘어 경인일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 강조하고 있다. 사측이 결정 과정에서 자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대주주의 편집권 침해를 막지 못한 데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경인일보에선 최근 임명동의 투표를 거쳐야 하는 편집국장 위에 편집이사를 두려다 철회하고, 여론조사 업체가 대주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년 여론조사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고 지부는 전했다. 현재 경인일보 대주주는 부동산 개발 및 임대 회사인 대상산업이다.

경인일보지부는 이번 파업 가결로 조만간 투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미 대상산업이 위치한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집회신고를 했고 언론노조와의 공동 집회도 준비 중이다. 신지영 지부장은 “조합원의 의지를 모아 주주와 사장에게 책임지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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