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가 순천시로 본사를 이전하고 사명을 순천MBC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9월26일 여수MBC와 전라남도 순천시는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여수MBC는 1970년 개국 이후 55년 만에 본사를 순천으로 옮긴다.
입주할 새 사옥은 문화콘텐츠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순천만 국가정원 내 국제습지센터다. 여수MBC 측에 따르면 내년 중순을 목표로 본사 이전을 할 계획이다. 또 사명에 소재지 명칭을 넣는 MBC 전국 계열사 관례에 따라 순천MBC로 변경하기로 했다. 여수MBC는 앞서 7월과 9월 이사회에서 사옥 이전 및 사명 변경에 관한 건을 결의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호인 여수MBC 사장은 “콘텐츠 제작과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은 혁신을 준비 중”이라며 “전남 동부권역에 더 좋은 뉴스, 더 나은 프로그램을 시청자 여러분에게 보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수MBC 본사 이전에 대한 여수 지역사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9월29일 여수MBC와 순천시 간의 투자협약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여수MBC 여수존치’라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여수MBC의 여수존치를 확정짓는 그날까지 가용한 모든 행정적·정책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역사회의 반대가 지속되자 7월17일 여수MBC는 메인뉴스를 통해 입장문을 내어 “여수MBC의 사옥 이전 문제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지역민들께 먼저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해당 입장문에서 여수MBC는 “악화되는 경영 위기에 대응하려 애써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렀다. 사옥은 돌이킬 수 없게 노후화되어 여수MBC의 지속 가능성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며 “현재의 사옥을 재건축하기도, 주변으로 옮기기도 여의치 않았다. 현 부지를 개발하거나 대체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간 지역에서 전방위로 협조를 구했고, 새롭게 설립될 유관 기관에 공동 투자하고 일부를 임대해 입주하는 방안까지 타진하고 요청도 해 봤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특구에 진출하는 것이고, 방송사를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를 방송사답게 유지해내고자 하는 것”이라며 “50년 동안 그랬듯 저희는 전남 동부 방송권역을 지키며 같은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