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0개 부문에서 67편의 보도가 출품됐고 그중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뉴스타파의 <‘댓글공작’ 리박스쿨 잠입> 보도는 ‘리박스쿨’에 잠입해 댓글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미끼로 한 댓글 팀원 모집, 초등학생 대상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 서울교대와의 업무협약, 리박스쿨 대표의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위촉 등을 통해 이 단체가 단순 극우 인사들의 모임을 넘어 정권과 연계된 조직적 활동을 펼쳤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쉽지 않았던 잠입 취재의 과정과 보도 이후 전국 시도교육청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등 파장이 매우 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국민 신뢰 저버린 선거관리위원회> 보도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상한 부정 선거론을 사전선거 첫날 투표소 취재를 통해 검증한 보도로 부실 관리의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보도 직후 선관위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기사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예방한 효과와 더불어 선관위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보도로 평가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의 <윤석열 정부 3년, 감사원의 민낯>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정부에서 감사원이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감사원 내부 문건, 국회 제출자료 등과 감사원 관계자 10여명의 심층 인터뷰를 교차 검증해 입체적으로 고발했다. 감사원 내부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개혁의 필요성을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반면교사’의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2216편 추적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항공 2216편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제작진이 쏟은 노력과 과학적 접근은 압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블랙박스가 놓친 4분 7초의 공백을 복원하기 위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항공기 궤적을 복원해 당시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언론이 과학적,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냈다. 방송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취재팀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사고조사위에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했다. 가려진 진실을 찾아내려는 언론의 집요한 노력이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경인일보의 <납치 살인 피해자 ‘600장의 SOS’> 보도가 선정됐다. 사실혼 관계의 남성이 잔혹한 납치 살인극을 벌인 것으로 단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을 경인일보는 피해자가 경찰에 600여 장에 달하는 처벌의견서를 냈다는 점, 그럼에도 경찰은 성의 없는 대응으로 일관하다 구속영장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이 보도는 변화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호소로 다가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 길’>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 넘게 걸린다는 믿기지 않는 실태를 담았다. 단순 문제 제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 마련까지 제시하는 등 기자의 문제의식과 밀착 취재의 노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지역 장애 학생들의 열악한 통학 여건이 더 널리 알려지고, 등하굣길 개선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은 목포MBC의 <수백억 졸속 공모 논란…‘농촌 협약’ 사업 파헤쳐봤더니> 보도가 선정됐다. 농림부가 최대 3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농촌 협약 사업 공모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발생한 가짜 혹은 부실 자료의 실태를 고발했다. 엉터리 계획서가 난무한데도 농림부는 신청 시·군 18곳 중 한 곳만 탈락시켰는데, 올해 공모를 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예산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음 해 예산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불사하는 행태를 꼼꼼한 현장 취재로 꼬집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