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2216편 추적보고서

[제417회 이달의 기자상] 우한울 KBS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우한울 KBS 기자.

한강 작가의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말이 제작 과정 내내 떠올랐습니다. 179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내야 합니다. 그것이 산 자의 의무일 것입니다.


취재 과정은 힘들었지만, 희생자분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밝히지 않은 것을 독자적인 취재로 하나씩 밝혀내면서,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실수나 개인의 과실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스위스 치즈 모델에서 말하는 ‘치즈의 구멍들’, 즉 안전망의 허점들이 동시에 일직선상에 놓였을 때 참사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그 구멍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왜 그런 구멍들이 생겼는지 구조적 원인을 밝혀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그랬고, 이태원 참사가 그랬으며, 매일 일어나는 산업재해 현장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반복되는 참사를 목격하면서도 안전관리시스템은 여전히 정교하게 발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현장의 결정, 무관심과 복지부동이 시스템을 무력화시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근본 원인은 항공 안전 관리 체계에 있었으며, 이를 제대로 진단하고 고치지 않으면 언제든 비슷한 참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재난은 자연 재해에 비해 간과되기 쉽지만, 우리 일상에 더 가까이 있는 위협입니다. 이 순간에도 유가족들은 진실 규명이 늦어지면서 힘겨운 나날을 애타게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책임지고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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