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멀고도 험한 '학교 가는 길'

[제417회 이달의 기자상] 양재희 광주일보 기자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양재희 광주일보 기자.

전남 특수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데만 2시간30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과 궁금증을 안고 시작한 취재였다. 몸이 불편하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중증·최중증 학생들이 어떻게 하루에 4~5시간 버스를 타고 통학할까.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등굣길은 고통 길이나 다름없다는 기획을 하게 됐다.


학생들과 함께 통학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완강히 반대해 직접 운전하면서 통학차량을 뒤따랐다. 어떤 학생들이 어떻게 타는지 눈으로 보고 영상으로 담았다.


학생들은 차로는 30분이 안 되는 거리를 여러 시·군을 거쳐 2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성인이 운전해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30~40만㎞를 주행한 노후화된 버스를 타고, 휠체어 리프트가 없어 기사가 직접 학생을 들어 올려주는 일상이 반복되며 학생도 학부모도, 기사도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십수 년째 개선해달라 요구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고 호소했다. 통학 버스를 타고 안전하게 오가면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취재했다.


취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갔지만, 통학 현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친구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학부모들은 마음 놓고 자녀들에게 물도 먹이고 잠도 더 재워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취재부터 보도까지 절대 혼자서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늘 애정과 열정으로 이끌어주시는 광주일보 선배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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