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기자가 있다. 만삭의 몸으로 스탠드업(Stand-up·기자가 화면에 나와 마이크를 들고 리포팅하는 것)을 한 조명아 MBC 기자다. 누리꾼들은 ‘임신 중인 기자를 TV에서 처음 봤다’며 ‘멋지다’, ‘자연스럽다’, ‘보기 좋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조명아 기자는 5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스탠딩 하나 잡은 게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이전에도 몇 차례 스탠드업을 했는데 그땐 배가 드라마틱하게 나오지 않았나보다. 이번엔 만삭이라 이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리포트는 대선 후보 교육 공약 검증 보도<사진>였다. 5월30일자 리포트로 사실상 출산휴가를 떠나기 전 마지막 메인 뉴스 보도였다. 조 기자는 “공약 검증 보도지만 현장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 직접 대학생 인터뷰도 따고 스탠드업도 잡았다”며 “특히 한 선배가 ‘막달까지 열심히 일했는데 나중에 엄마가 열심히 일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겠냐’고 얘기해 스탠드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현재 둘째를 임신 중으로 이달부턴 휴가를 내고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 임신 땐 파리 특파원으로 일하는 중이었는데 당시에도 임신한 상태로 적극적으로 현장취재를 했다. 조 기자는 “임신 초기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도 가고 영국 국왕 즉위식이나 칸 영화제 등 출장도 네다섯 번 갔다”며 “당시 9개월 차에 한 달 정도 국제부 내근 근무를 했는데 오히려 계속 앉아 있으려니 더 답답하고 힘들더라. 그래서 이번엔 자원해 막달까지 현장 취재 부서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임신한 기자들은 안전을 위해 내근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 기자는 이번엔 막달까지 사회정책팀에서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을 담당했다. 조 기자는 “첫 임신 때도 특파원 기간이 커리어에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하지만 주말 근무를 못하는 규정 때문에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망 같은 중요한 사건 때 중계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배려 받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운, 양가적 감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조 기자는 획일화된 임신·출산 정책보다는 임산부가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편하게 공유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은 개인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포용적인 회사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며 “일을 할 수 있는데 회사에서 중요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정말 피곤하고 몸 상태가 안 좋은데 동료들에게 미안해 참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배려가 필요할 땐 충분히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언론계에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