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이후 SBS 외교안보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직접 인터뷰를 통해 계엄의 실체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계엄 실행에 역할을 했던 주요 군 지휘관의 진술로 하나 둘씩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주목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국회로 달려가 창문을 깨고 들어간 김현태 707특임단장이었습니다.
자신의 책임이 크다, 부대원을 지켜달라며 눈물의 호소를 했던 김 단장은 돌연 말을 바꿨습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던 김 단장은 자신은 국회 봉쇄 지시만 받았고, 의원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었다고 국회, 헌법재판소에서 잇따라 증언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해당 지시를 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회유 의혹’까지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왜 말을 바꿨을까? 의문이 커질 때, 707특임단 내부 제보를 받았습니다. 계엄 당일과 그 다음날 새벽까지 707특임단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드러난 단체대화방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현태 단장이 직접 올린 ‘의원 차단’ 지시였습니다. 논란을 불러왔던 그의 증언을 반박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였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SBS 외교안보팀의 보도가 증거로 제시됐습니다. ‘이달의 기자상’이라는 귀한 상을 통해 그 가치를 더 인정받게 된 것 같습니다. 상을 주신 심사위원분들과 함께 노력해준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