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희비 엇갈려… 한경 매출 17% 급증, 지상파 광고는 휘청

[2025 주요언론사 22곳 경영 분석]
대부분 전년대비 매출 등 모두 감소
한경 매출, 처음으로 동아·중앙 추월
지상파 광고수입 -711억, 8.7% 급감

2024년 주요 언론사들의 경영 성과가 한 해 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특히 지상파 방송사와 보도전문채널에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하며 전반적인 지표를 끌어내렸다. 다만 일부 종합편성채널과 경제일간지는 전년도보다 실적이 개선됐고, 특히 한국경제신문은 큰 폭의 매출액 상승을 이뤄내며 처음으로 동아일보, 중앙일보를 제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 22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평균 2.1% 하락했다.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종합편성채널에서 매출액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지상파 3사에서만 6% 가까이 빠지며 하락률을 견인한 영향이다. 2023년 평균 1.5%였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0.7%를 기록하며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실적 하락은 광고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지상파 3사에서만 광고수입이 711억원(8.7%p) 급감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치명타를 안겼다. SBS는 전년도에 비해 광고수입 542억원, 사업수입 439억원이 줄어들며 세 자릿수 적자와 당기순손실을 냈고, KBS 역시 지난해 수신료수입 335억원, 광고수입 290억원, 콘텐츠판매수입 308억원이 줄어들며 영업적자 881억원, 당기순손실 735억원을 기록했다.


정국진 KBS 경영본부장은 2월 이사회에서 “수신료 분리고지로 인한 재정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자 명예퇴직, 연차촉진, 제작비 축소 등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럼에도 7월부터 시작된 수신료 분리고지 여파와 지상파 광고시장 축소, 콘텐츠 경쟁력 약화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MBC는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냈다. 심지어 광고수입도 122억원 늘어났다. MBC 관계자는 “OTT나 케이블 등에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해 영업을 많이 했다”며 “프로그램 판매수익이 성장한 점, 또 타사에 비해 광고수입이 덜 빠진 점 등이 흑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 역시 JTBC를 제외하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내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TV조선이 각각 261억원, 363억원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MBN도 각각 122억원, 146억원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어려운 여건 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JTBC는 지난해에만 영업적자 287억원, 당기순손실 427억원을 내며 전년도에 이어 또 한 번 좋지 않은 경영 실적을 냈다. 2023년 말 999%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68%로 다소 낮아졌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 긍정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JTBC 관계자는 “좋은 콘텐트를 제작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 왔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마케팅 광고 매출 감소와 손익 차질이 발생했다”며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손익이 개선되고 있고 올해 1분기는 흑자 전환했다. 향후에도 흑자 전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위기는 종편보다 보도전문채널에서 나타났다. 연합뉴스TV와 YTN은 지난해 모두 영업적자를 내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YTN은 자체 모바일상품권 판매 사업(머니콘) 추진 과정에서 ‘티메프 사태’로 인해 123억원을 정산 받지 못하며 지난해 267억원의 영업손실과 1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YTN 관계자는 “전임 경영진 때 진행한 머니콘 사업으로 123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며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약 45억원의 추가 비용 역시 발생했다”고 말했다.


정부 보조금이 끊기며 어려움을 겪은 언론사도 있었다. 연합뉴스는 연 300억원 규모였던 정부 구독료 지원 예산이 2023년 279억원, 또 지난해 50억원으로 대폭 삭감되며 지난해 매출액이 11.0% 감소한 데 이어 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연합뉴스가 정부를 대신해 수행하는 공적 기능이 있고, 정부가 이를 구독료 지원 예산으로 보전해주고 있었는데 그 예산이 윤석열 정부에서 50억원으로, 그러니까 28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며 “그게 전반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혔다. 2023년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자구 노력으로 버텼는데, 지난해 5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엔 투자도, 신규 채용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신문사들은 대체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겨레신문을 제외한 모든 신문사가 영업이익을 냈고, 중앙일보를 제외하곤 모두 당기순이익도 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경제의 급성장이다. 한국경제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2% 증가하며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치고 단숨에 조선일보의 아성을 위협하는 2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비엔나 1900展(전)’을 비롯해 한국경제가 오랫동안 공들여왔던 문화예술 사업 매출, 또 지수 사업 매출 등이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신문 구독료를 월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인상했는데도 부수가 전년보다 늘어난 영향도 컸다. 2023년 9월 수주한 인천국제공항 광고 사업 역시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힘입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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