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포토라인에 한 공인이 섰습니다. 한때 권력의 정점에 있던 인물입니다. 수십 개의 플래시가 번쩍이는 가운데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습니다. 역광은 그의 그림자를 길게 끌어냅니다. 높이 날수록 낙하는 가속도가 붙습니다. 부러진 날개는 더 아프게 떨어집니다. 그 역시 이렇게 기록될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한 가지는 분명히 배웠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찬사와 비난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유명세’라는 말엔 무게가 실립니다. 커리어는 쌓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악마의 재능도 능력이 될 수 있지만,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입니다.
볕 아래에선 작은 먼지조차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남의 허물을 지적하는 일은 쉽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스스로의 어두운 구석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 그것이 책임의 본모습입니다. 빛을 좇는 삶이라면, 그림자와 함께 걸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