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등 기자들은 역사의 기록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계엄·탄핵 관련 출품작의 비중은 22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36.7%였다. 특히 사진보도 부문은 7편 중 5편이 관련 보도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모두 6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먼저 중앙일보의 <명태균 황금폰 핵심 내용> 보도는 사인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행사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체를 밝혀냈다. 수개월간 끈질긴 추적 끝에 핵심 내용인 통화 녹취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해 보도했다. ‘황금폰 녹취 확인’에 이은 후속 보도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수사당국이 부실·축소 수사를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심사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을 밝히는데 언론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함께 취재보도1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JTBC의 <서부지법 폭동 당시 7층 판사실 등 내부 취재> 보도는 법원 내부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을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긴박하게 촬영했다. 폭동 행렬 속에서 위험을 감수한 취재로 투철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취재현장에서 기자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철저한 영상분석과 후속 현장 취재가 돋보였고, 주요 선동자와 가담자의 체포 근거가 된 점에서 수상의 이유는 명확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택갈이의 유혹’···중국 자본의 역습> 보도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촉발된 관세전쟁과 맞물려 선제적인 문제 제기로 주목받았다. 중국기업이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에서도 한국을 우회 수출 통로로 삼는다는 사례를 산업군별로 발견해 공론화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 내부 정보를 취재한 노력이 인정됐다. 당국과 산업계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지 후속 보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보도는 ‘철근 빼먹기’라는 해묵은 병폐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간아파트 427곳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이 없다’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문을 품는 데서 기획이 시작됐다. 일상의 안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지만,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다. 취재팀은 작정한 듯 문제의 뿌리부터 접근했다. 철근 검사 장비 사용법을 숙지하고 5개월간 21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 주철근을 직접 탐사했다. 보도는 부실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감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다다랐다. 건설 관계자 인터뷰와 과학적인 검증을 뒷받침해 기획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취재팀의 열정과 팀워크의 결실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배터리 휴대” 기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사건 초반에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당국조차 우왕좌왕할 수 있던 상황에서 중요 이슈를 잘 이끌어냈다. ‘기내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 후 연기 나고 불똥 떨어져’ 기사에 이어 승객 추가 진술을 통해 신빙성을 확보했다. 발로 뛴 취재로 사고 원인의 단초를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한 점, 기내 배터리 관리 허점을 밝혀내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한겨레 <추악한 몰락…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윤석열 체포>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포토라인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옆모습을 눈 깜짝할 사이에 포착했다. 당시 현장 풀 기자단 중 유일한 단독으로, 국내 통신사를 통해 전파됐다. 생방송 화면에 방영된 데 이어 AP, 로이터 등 외국 언론사에도 타전됐다. 찰나를 기록하기 위해 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사진기자의 긴장감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