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광부엄마

[제406회 이달의 기자상] 최기영 강원일보 기자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최기영 강원일보 기자

올해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했다. 내년에는 삼척 도계광업소가 폐광한다. 폐광은 모순이라고 생각했다. 현대사와 산업화 과정에서 석탄산업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폐광지역은 소멸위기에 처했다.


1988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수십여년 간 탄광촌, 폐광지를 조명한 수없이 많은 기획보도와 다큐물들이 쏟아져나왔다.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 속 깊이 폐광지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한국 현대사에서 여성과 엄마는 희생의 대명사였고 폐광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광산에서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아이들의 생계를 위해 다시 광산에 취업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광부, 선탄부는 존재 자체로 폐광지 모순을 설명했다. 그들 스스로가 광부였고 광부의 아내였으며 탄광의 엄마였기 때문이다.


취재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취지에 공감하고 도움을 줬다. 일일이 기사를 스크랩하고 연재를 기다리는 분들도 생겼다. 7월1일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며 정부의 고용위기 지역 지정이 추진됐다. 폐광지의 현실을 다룬 스트레이트 기사들과 감수성 있는 광부엄마 연재는 시너지를 냈다.


특히 다큐영화([영상] 광부엄마 선탄부 그날의 역사를 말하다 (youtube.com)) 제작은 처음 해보는 시도였다. 텍스트와 사진으로 미처 표현하지 못한 폐광지의 모순을 담은 다큐는 이번 보도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자부한다.


광부엄마 특별취재팀은 정치부와 사회부, 문화부, 사진부, 미디어국으로 구성됐으며 팀원 모두가 각각 소속이 다르다. 회사와 데스크의 강력한 지원이 없었더라면 못 해냈을 일이다. 연재마다 새로운 레이아웃과 절절한 헤드라인, 광부엄마 보도의 상징인 켈리그라피 타이틀로 완성도를 높여준 편집부 동료들까지 모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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