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여고생 사망 - 합창단 연관 의혹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 변성원 인천일보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변성원 인천일보 기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담게 된 종교에 자유를 박탈당한 채 여고생의 찬란한 청춘은 꽃피우기도 전에 폭력과 억압 속에 서서히 빛을 잃어갔다.


열일곱, 세상을 등지기에는 너무 어리고 눈부신 시절이다. 여고생은 심각한 인권 침해와 불법 행위로 통제되는 방식에 익숙해진 신도들로부터 외면당한 채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


장기간 학대에 시달리다 숨진 여고생의 손목에는 결박된 흔적이 있었고 온몸에는 멍이 있었다.


교회는 처음부터 학대 행위가 없었다며 신도 범행은 물론 조직적 학대 의혹을 부인해왔으나, 많은 이들의 용기 덕분에 교회의 숨겨진 추악함을 파헤쳐 배후 인물인 합창단장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회 인근 주민의 목격담으로 시작된 후속 보도 이후 전 신도들의 증언이 잇따랐고 크고 작은 제보들이 모여 여고생이 죽음을 통해 고발한 교회의 실상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인천일보 취재진도 그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평소에 다니지 않던 교회에 숨어들어 취재하는 등 교회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부단히 현장을 뛰어다녔다.


사건을 처음 접하고 느꼈던 안타까움과 분노는 취재 과정에서 여고생의 사망이 합창단까지 뿌리 깊게 연관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언제든 비슷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점차 바뀌었다. 모두가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한 합창단장에 다가가는 걸음걸음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추적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이자 다음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동력이기도 했다.


이제 곧 여고생 사망과 관련된 합창단장과 단원, 신도가 재판대에 선다. 이들의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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