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59) 짧은 단상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유난히 바쁜 5월이었다. 가정의 달 뉴스들이 날마다 쏟아졌고 연초에 시작한 병원 스케치도 세 달을 넘어가니 익숙해졌다. 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치열하게 뛰었고, 여성 기자 풋살대회에선 더 치열하게 응원했다. 공들였던 기획 기사를 털어내고 나니 후련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찾아왔다. 그러다 며칠 전 한 컷은 건져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새벽 별을 찍으러 속초에 갔다. 밤하늘에 별이 없으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며 느릿하게 지는 초여름 해를 원망하던 차에 멀리 둥근 철제 모형이 눈에 들어왔다. 그제서야 노을 진 저녁도, 누군가의 추억도, 조급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제 속도대로 돌아가는 대관람차도 보였다.


입사 후 눈 깜짝할 새 지나간 사진기자 3년 차 해가 벌써 절반쯤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주변이 보인다. 사회를 조명한다고 눈이 빠져라 셔터를 눌렀지만 정작 화면 밖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 일상의 소중함을 자주 잊었고 많은 것을 놓쳤다. 새벽 인력시장과 허름한 쪽방촌, 슬픔이 가득한 자연재해나 각종 사건·사고 현장들. 몰랐던 슬픔을 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 선배도 생겼다. 이날 결국 별 사진은 못 찍었지만 다시 돌아와 차분히 때를 기다릴 마음을 다졌다. 까만 밤일수록 별이 더 잘 보일 것이란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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