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온 유와라즈 아투코랄라 기자는 한국기자협회가 4월22~25일 개최한 ‘2024 세계기자대회’에서 각국 언론인들과 인공지능(AI) 저널리즘 발전 상황을 공유한 점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기자대회 첫날 ‘뉴스룸의 AI 활용’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칠레 언론의 AI 경험을 공유해 준 ‘비오비오칠레’의 레오나르도 카사스 기자와도 따로 대화 시간을 가지고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세계기자대회 일정 마지막 날인 25일 아투코랄라 기자와 인터뷰했다.
아투코랄라 기자는 스리랑카 매체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아다 데라나’의 뉴스룸 책임자다. 그만큼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그는 “AI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문제인데 이번 세계기자대회에서 수십 명이 모여 각자의 경험과 어려움을 공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리랑카에서도 AI를 조금씩 활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언론 상황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는 언론인들의 지위가 높아서 사람들이 존중하는 편”이라며 “기자들이 압력에 굴하지 않고 쓰고 싶은 대로 과감히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전이 벌어졌을 때 반군 점령지에서 기자들이 실종되거나 살해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0년 넘게 내전이 있었다. 소수민족인 타밀족 반군이 북쪽 일부 지역을 장악했지만 패배하면서 전쟁은 끝난 상태다. 전쟁이 끝난 해에는 ‘선데이 리더’ 편집인 라산타 위크라마툰이 출근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일이 있었다. 국방장관이 전투기 구매 과정에 뇌물을 받았다고 폭로한 이후 일어난 일이었다. 장관이 사주했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배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위크라마툰 기자는 유네스코 세계언론자유상을 받았다.
스리랑카는 인도와 가까운 섬나라다. 한국의 절반을 좀 넘는 크기로 인구도 절반 정도 수준이다. 아투코랄라 기자는 남쪽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좋아한다. 스리랑카라는 싱할라어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이다. 세계기자대회 일정 중 안산 다문화거리에서 스리랑카 음식점을 보자 반가워하기도 했다.
아투코랄라 기자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특파원을 하며 다른 나라 기자들도 여럿 알게 됐다. 이번 세계기자대회에도 아는 얼굴들이 보여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적 차이도 있어 유럽계 국가에서 온 기자들과는 교류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다음 기회에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저널리즘은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