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YTN 사장이 취임과 함께 기구 개편에 이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물갈이’를 했다. 취임사에서 “노영 방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 그는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소속 인사를 주요 보직에서 제외하고, 소수 노조인 YTN방송노동조합 출신을 기용하며 ‘우장균 사장 체제’와 완전히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김 사장은 선임 당일인 3월29일 기구 개편을 통해 본부장급 6개 직을 신설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영상본부 신설이다. 보도국 영상에디터를 포함, 영상기획팀과 영상취재·편집·아카이브 인력 등을 영상본부로 한데 모았는데, 이는 최근 YTN 모 영상부서원이 “강성 노조원”인 영상기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영상국 신설을 제안했던 것과 유사하다. 해당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신설된 영상본부장직을 맡았다.
김백 사장이 YTN 상무로 있던 시절 친정부 보도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이들도 본부장에 임명됐다. 이동우 경영본부장은 가족 사업체 홍보 보도로 논란이 된 적이 있고, 김종균 보도본부장은 2014년 청와대 출입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보도하며 “매력적인 대통령”이란 표현을 써 ‘찬양 보도’ 비판을 받은 적 있다. 보도 당시 정치부장이 이동우 본부장이었다.
실·국장 이하 인사에서 가장 큰 수혜 집단 중 하나는 방송노조다. 우장균 사장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YTN지부가 “사영화”라고 비판한 YTN 민영화를 “정상화”라 반박해 왔던 방송노조는 언론노조 보직 출신 등 “끼리끼리” 인사에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는데, 김백 사장 체제에선 방송노조 출신이 주요 보직에 상당수 기용됐다. 29일 주총장 앞에서도 “경영파탄 우장균을 엄벌하라”고 외쳤던 김현우 방송노조 위원장은 기획조정실장 겸 미래전략실장에 임명됐다. 방송노조는 우장균 전 사장의 경영 실패로 지난해 YTN이 8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고 비판했는데, 바로 그 8년 전 영업적자가 김백 당시 상무 체제에서 났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김 사장이 2013~2016년 총괄상무로 재임할 당시 YTN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임명동의를 거치지 않고 보도국장을 임명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7년 노사 합의로 시작한 보도국장임면동의제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규정인데, 김 사장이 찬반 투표도 없이 일방 임명해버린 것이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YTN 보도국장임면동의협약’ 위반, ‘2023년 단체협약’ 위반, ‘공정방송을 위한 YTN 노사 협약’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