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는 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는 14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황 수석은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8월6일 오홍근 중앙경제신문(중앙일보 자매지) 사회부장이 출근길에 강남구 청남동 삼익아파트 대로변에서 괴청년 3명에게 흉기로 허벅지를 찢긴 테러를 당한 일이다. (▶관련기사: 軍문화 비판 칼럼에 분개…대로변서 칼부림 ‘보복’)

이른바 ‘오홍근 테러사건’은 장성급 현역 군인 2명이 개입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테러였다는 사실이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당시 국방부 수사 발표에 따르면 육군정보사령부는 오홍근 부장이 쓴 월간중앙 8월호 칼럼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에 분개해 정보사 요원 3명에게 소속부대에서 사용하는 길이 25㎝의 칼을 나누어 주고 ‘죽이지는 말고 혼만 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를 당한 오 부장은 왼쪽 허벅지에 칼로 깊이 3㎝, 길이 30㎝가량 찔렸으며 모두 35바늘을 꿰맸다.

1988년 8월 기사에 불만을 품은 육군정보사 요원으로부터 피습,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인 오홍근 당시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부장은 2022년 유명을 달리했다.

황 수석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며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순 있지. 다만 증거가 없으면 주장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황 수석은 발언 경위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차원이라며 농담이”라고 거듭 해명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15일 성명을 내어 “윤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다. 황 수석은 뒤늦게 ‘농담’이라고 둘러댔지만 농담으로라도 결코 입에 올릴 수 없는 망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황상무 수석 경질을 촉구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KBS 기자 출신으로 ‘뉴스9’ 앵커를 지냈으며 2021년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022년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고 지난해 11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