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후보 특화, 정치유형 MBTI… 총선기획 톡톡

뉴스타파 '우리 국회 언제 바꿀래?'
중앙일보 '2024 정치성향 테스트'
AI·빅데이터기법으로 색다른 분석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언론사들이 다양한 총선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AI, 빅데이터 기법을 동원해 판세를 분석하는 한편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한 정치인 인터뷰, 팩트체크 등의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언론사들은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번 총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타파의 ‘우리 국회 언제 바꿀래?’ 기획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22대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며 언론사들이 총선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뉴스타파의 <우리 국회 언제 바꿀래?> 기획 캡처.


뉴스타파는 국회가 국민의 다양한 구성을 대표하지 못한다며 지난달 말 동명의 특별 페이지를 열었다. 이번 총선에서 최종 당선자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청년과 여성 후보자들이 얼마나 도전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얼마나 당선에 성공하는지 매일 업데이트하는 페이지다. 뉴스타파는 먼저 유권자의 성별과 연령별 분포를 나타낸 인구 피라미드를 기준점으로, 정당별 청년(만 40세 미만)과 여성 후보의 비율이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 그래픽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얼마나 많은 여성과 청년이 공천 과정에서 살아남는지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한편 각 정당의 청년과 여성 후보자 비율 순위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최기훈 뉴스타파 기자는 “총선 기획을 시작하며 주제를 청년, 여성 등으로 좁혔는데, 한 번 방송 내고 끝낼 게 아니라 선거가 끝날 때까지 우리가 이 어젠다에 관심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후보자의 성비와 연령비를 예비후보자 등록부터 개표 때까지 쭉 보여주기로 했다. 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관련 회의만 6~7번은 한 것 같은데, 지금도 데이터팀에서 매일 예비후보자 데이터를 긁어와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15일부턴 ‘총선 기획 3부작’ 연속 보도도 시작했다. 첫 번째 주제는 세대 다양성. 뉴스타파는 이 기사를 통해 지난 18대부터 20대 국회까지 2030 의원 비율은 어땠는지, 또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전체 의원 법률안 2만2469개 중 청년 관련 법안은 몇 건이었으며 이 법안들의 가결률은 어땠는지 꼼꼼히 분석했다. 더불어 청년 국회의원 4명과 대학생, 취업준비생, 정치 플랫폼 대표 등을 만나 국회의 세대 편향성이 실제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점검했다. 오는 29일엔 여성, 3월14일엔 정치 양극화를 주제로 한 기사도 예정돼 있다.


최기훈 기자는 “법안 분석 같은 경우 청년 관련 키워드로 분류해도 실제 우리가 생각했던 법안이 아닌 경우가 많아 하나하나 읽어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특별 페이지도 그렇고 접속자 수가 적어서 들인 공임에 비해 가성비가 안 나오는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도 댓글 등을 통해 저희 노력과 문제의식을 인정해주는 분들이 꽤 있고, 이를 통해 다음 총선에선 한 단계 레벨이 올라간 기획이 나올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제22대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며 언론사들이 총선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중앙일보의 <2024 정치성향 테스트> 기획 캡처.


총선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획엔 중앙일보의 ‘2024 정치성향테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온 보수·진보 이분법의 ‘초간단 정치성향테스트’를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때 ‘질서 있는 좌파·우파’, ‘자유로운 좌파·우파’의 개념으로 확장한 데 이어 이번엔 MBTI처럼 16개의 정치성향 유형으로 개발했다. 2030 세대가 MBTI를 넓게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한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세 차례 온라인 여론조사를 하고 한국인의 정치성향을 가르는 4개 축을 추출한 뒤, 교수들 자문을 받아 지난 연말 이번 테스트를 선보였다. 정치성향테스트는 △무뚝뚝한 관리자 △논리적인 현실주의자 △압도하는 통솔가 △밀당에 능한 사업가 △차분한 질서유지인 등 16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국회 야당반장이기도 한 오현석 중앙일보 기자는 “6개월간 고난의 행군이었다”며 “강보현·김정재 기자와 주말을 갈아 넣어 만들었다. 아무래도 문항을 만들고 여론조사 답변을 토대로 분석을 한 뒤 이를 토대로 또 문항을 설계해 조사를 돌리는 방식이라 개발 기간이 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도 참고할 만한 모델이 없고, 국내서도 처음 시도하는 유형의 정치 콘텐츠라 전문가를 구하는 것도 숙제였다”며 “정치학자 세 분에 심리학자, 사회학자까지 모시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또 여론조사 수행 업체 이사가 마침 MBTI 강사 자격증이 있는 분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 덕분일까. 로그인해야 테스트를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참여 인원이 2만9000여명(19일 기준)에 달할 정도로 독자 반응은 좋다. 중앙일보는 여기에 더해 ‘더중앙플러스’ 유료 회원만 볼 수 있는 특별 콘텐츠도 만들었다. 여야 정치인의 테스트 결과, 또 이 결괏값을 토대로 정치인의 발의 법안과 활동 이력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사다. 지금까지 20회 분량의 기사가 나왔다.


오현석 기자는 “돈 주고 살 수 있는 정치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했고 여러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며 “다행히 지난 6일 원칙과상식 의원 3명을 묶어 만든 콘텐츠는 그날 유료 결제 페이지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더중앙플러스 콘텐츠 중 최상위였다고 들었다. 아직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의원들을 묶어서 분석하는 시도를 계속 늘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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