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경상도 말씨를 쓰는 중국동포 ‘이모님’의 아들과 남편이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식당에선 동남아 출신 아르바이트생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법무부, 서울시 통계를 살펴보니 정말로 중국동포는 줄어든 반면,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출신 장기체류 외국인이 늘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 건 결국 일자리였습니다.
기획은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사회부 기자들과 경제부 노동 담당 기자가 ‘외국인 일자리’ 팀을 꾸렸습니다. 전국을 돌며 늘어난 외국인이 바꾼 일자리의 모습을 채집해 시리즈를 내보냈습니다. 여수 국동항, 나주와 영암의 농가, 화성과 시흥의 공장 등은 외국인이 없다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 된 지 오래였습니다. 마침 저출생과 고령화가 덮친 한국의 일터에 대해 정부도 같은 취지의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현장에 외국인을 더 받아들이고, 숙련된 이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도록 제도 개편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스트레이트를 여럿 실었고, 시리즈는 더 생동감을 얻었습니다. 팀장 김우섭 기자의 리더십과 팀원들의 헌신 덕분입니다. 시리즈 도중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 인력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아직 한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3D업종에 치우친 게 사실입니다. 조만간 이주배경 인구가 5%를 넘게 되면 앞서 미국, 유럽 등에서 나타난 다양한 인종·사회·종교 갈등도 벌어질 전망입니다.
외국인 이주와 일자리의 재편은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는 문화적, 제도적인 준비는 부족합니다. ‘외국인 일자리’ 시리즈를 계기로 관련 논의가 촉발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