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방심위원들 불출석, '셀프 심의민원' 의혹 전체회의 취소

야권 방심위원 "8일 전체회의에 진상규명·대국민 사과 안건 재상정"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 등을 시켜 ‘셀프 심의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위해 야권 위원들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류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위원들이 출석하지 않아 회의가 취소됐다. 야권 위원들은 오는 8일 전체회의 일정 때 안건을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3일 야권 위원들의 요구로 소집된 전체회의에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해 허연회, 황성욱, 김우석, 허연회 위원 등 여권 위원 4명이 “예정된 일정이 있어, 부득이 회의 참석이 어려움을 밝힘에 따라” 회의가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됐는데 이를 두 시간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달 28일 옥시찬, 윤성옥, 김유진 위원 등 야권 위원 3명은 류 위원장의 ‘셀프 심의민원’ 의혹과 관련한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상정된 안건은 류 위원장이 사실상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는 동시에 진상규명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꾸리고, 위원 모두가 국민에게 사과하는 내용이었다.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정원은 9명이지만 7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심위는 재적위원의 3분의 1 이상인 3명이 요구하면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안건도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건을 가부간 의결하는 등 실제로 실제로 회의를 진행하려면 재적위원 과반인 4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야권 위원들은 8일 예정된 정기 전체회의에서 같은 안건을 다시 상정할 예정이다. 옥시찬 위원은 회의가 예정됐던 시간에 서울 양천구에 있는 방심위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권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부결시켜도 되지만 회의 때 나오는 이야기를 차단하고 싶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회의를 계속 안 할 수는 없고 때가 되면 만나서 얘기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위원들은 류희림 위원장이 자기 의혹을 덮기 위해 개인이 아닌 방심위 명의로 내부 직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특별감사도 벌이고 있어 이해충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위원은 이 자리에서 “류 위원장이 방송심의 소위원회에 참석해 심의를 계속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류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일 서울시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도 이날 방심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류희림 위원장을 해촉하라”고 촉구했다. 김준희 방심위 노조위원장은 “방심위가 정권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언론을 겁박하는 정치권력의 도구로 사유화되고 있다”며 “류 위원장은 방심위 안에서 이미 탄핵 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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