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널리즘 교육기관, SNU팩트체크 후원중단에 우려 표해

포인터 "주요 후원자 이탈로 한국 팩트체크 미래 불확실해져"

미국의 대표적인 저널리즘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인 ‘포인터(Poynter)’가 정치권의 잇따른 압박 이후 네이버의 후원이 끊긴 ‘SNU팩트체크센터’의 상황을 기사를 통해 조명하고 나섰다. 한국 팩트체크 저널리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기관이 존속 자체에 위협을 받는 현실에 국제사회에서도 우려가 나오는 모습이다.

포인터는 지난 14일 주요 후원자 이탈로 한국 팩트체크의 미래 불확실해지다’(South Korea's fact-checking future is uncertain as a key donor retreats) 기사를 통해 “‘한국의 구글’(네이버)이 후원을 중단하며 SNU팩트체크가 새 후원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셧다운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8월 2017년 이후 지속해 오던 연 10억원 규모 센터 지원을 중단하고, 네이버 내 전용 섹션 역시 종료했다. 정치권의 계속된 압박이 원인으로 지목돼 온 가운데 해당 기사는 한국 언론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염려 섞인 시선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포인터가 SNU팩트체크의 상황에 대해 조명한 기사 캡처.

포인터는 “두 달 전, 네이버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팩트 10차 컨퍼런스에서 ‘트루스 스폰서(Truth Sponsor)’로 활동했고, 여기엔 80개국 506명이 참석했다”면서 세계 팩트체커들의 최대 서밋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이후 벌어진 펀딩 중단, SNU팩트체크 제휴 언론사 팩트체커들의 반발 등을 상세히 전했다. 정치권의 행보, 그간 센터의 어려움 등도 설명한 포인터는 “몇몇 언론 매체는 한국의 우파 정치인들이 네이버와 후원자들에게 허위정보 방지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며 “2017년 대통령 선거 이후 SNU팩트체크 등은 주요 정당(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편향성과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제기한 두 건의 소송에 맞서 싸웠다. 법원은 형사 사건을 즉시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지만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기까 2년을 기다려야 했다”고 적기도 했다.

해당 기사엔 이 같은 결정에 대한 네이버의 입장도 담겼다. 포인터는 “비당파적 팩트체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네이버는) ‘회사의 비즈니즈 관점에서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IFCN(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에 말했다”고 했고, “정치인들이 경영진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적었다. 해당 보도엔 “(네이버는) 돈 문제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다”는 정은령 SNU팩트체크센터장의 발언도 포함됐다.

정 센터장은 기사에서 “센터는 제휴사의 편집 결정에 간섭하지 않고, 게시 콘텐츠가 플랫폼의 공정성과 투명성 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토(reviews)할 뿐”이란 원칙을 분명히 밝히며 “당장의 우려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센터가 새 후원자를 구하지 못하면 한국의 팩트체크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SNU팩ㅌ체크센터 사이트.

Poynter는 1975년 창립된 미국의 비영리 저널리즘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 160여개 국가에서 5만명 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윤리 제고, 취재기법 고도화, 뉴스룸 전략 수립 등 교육을 해온 단체다. IFCN의 모기관이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팩트체크기관 폴리티팩트(PolitiFact)를 운영하고 있다. SNU팩트체크센터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32개 언론사들과 협업하는 비영리 팩트체크 플랫폼으로 국내 팩트체크저널리즘 품질 향상은 물론 보도지원 및 인턴교육 등 사업을 통해 팩트체크 저널리즘 생태계에 기여해왔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