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깡통만두’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식당들이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좁은 골목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면 바로 그 곳이 깡통만두다. 예약은 받지 않는다. 문을 여는 오전 11시30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줄서기를 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이미 늦다. 일찌감치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날, 11시20분께 도착했음에도 40여분의 대기 끝에 비로소 입장을 허락하는 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만두전골은 반달 모양의 해물만두와 둥근 모양의 고기만두가 정갈하게 올려져 나온다. 해물만두는 새우가 통으로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이 좋고, 고기만두는 속이 꽉 차 있는 담백한 맛이다. 이 곳이 일대를 평정한 맛집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은 다름아닌 국물이다. 다대기 대신 빨갛게 양념한 한우 양지가 소스 역할을 해 개운하면서도 맵지 않다. 팽이·송이버섯, 알배추, 죽순, 당근을 비롯한 갖은 야채는 깔끔함을 더한다. 전골은 면 사리와 공기밥 중 하나를 선택해 함께 먹을 수 있다. 기자의 동행은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챙긴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국물’이라며 고민 없이 면을 골랐다.
만두전골과 곁들이기 좋은 별미 메뉴는 비빔국수다. 매일 아침 가게에서 직접 뽑는 생면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남다르다. 그 위로 두툼히 얹어져 나오는 육전 역시 ‘깡통만두’ 비빔국수의 트레이드 마크다.
국수 면 두께로 잘린 육전과 직접 담근 무절임, 오이절임 그리고 열무가 조화롭게 다채로운 맛을 만든다. 시뻘건 양념은 생각보다 맵지 않고 새콤함과 고소함이 강하다. 자극적인 맛을 기대한 사람에겐 조금 슴슴할 수 있지만 한입 먹고 나면 구미가 당겨 계속 젓가락이 가는 매력이 있다.
기자 개인적으로 비빔국수만 주문해 한 끼 식사로 삼기에도 부족하지 않지만 가능하다면 만두전골과 함께 시킨 다음 번갈아 먹는 묘미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고명으로 올라간 육전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별도의 메뉴로 시키는 것도 좋다. 비빔국수 위 얇게 잘린 고명을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