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부실 수사 의혹’ 보도를 두고 검찰이 26일 오전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자, 경향신문은 입장문을 내고 “사실에 입각해 의연하게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며 “검찰이 예단에 근거해 언론사를 무리하게 수사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검찰이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26일 자사 웹사이트에 올린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 명예훼손 수사에 대한 경향신문 입장> 제하의 입장문

경향신문은 26일 자사 웹사이트에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 명예훼손 수사에 대한 경향신문 입장> 제하의 입장문을 게재해 “해당 기사들이 검찰 주장대로 고의에 의한 허위 보도인지, 팩트에 근거한 합리적 문제제기인지는 차후 가려질 것”이라며 “경향신문은 앞으로도 권력 감시·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을 것임을 더불어 밝힌다”고 했다.

검찰은 2021년 10월부터 보도된 경향신문의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부실수사 의혹’ 관련 기사 4건이 “허위 사실”이라며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경향신문은 입장문에서 해당 기사들마다 취재·보도 과정을 설명하며 검찰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2021년 10월7일자 경향신문 <김만배·박영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인연’…주임검사가 윤석열> 기사는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대출 알선 수수료 10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해 유죄가 확정됐는데, 앞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와 관련된 건을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경향은 중수부 수사 때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은 조씨가 김만배씨를 통해 대검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고,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고 보도했다.

경향 “대검 중수부가 왜 조우형씨를 수사하지 않았느냐’는 합리적 의문 제기”

경향신문은 해당 기사에 대해 “조씨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조씨는 중수부에서 대장동 대출과 관련한 수사를 받지 않았고,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금품로비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만 받았다고 썼다”고 입장문을 통해 설명했다. 이어 “경향신문 보도 중 조씨가 김만배씨 소개로 박영수 전 특검을 소개받은 것, 조씨가 중수부에서 참고인 조사만 받은 것, 이후 수원지검 특수부가 조씨를 구속기소해 유죄가 확정된 것은 모두 팩트”라며 “이 팩트에 근거해 ‘중수부가 왜 조씨를 수사하고도 봐줬느냐’가 아니라 ‘중수부가 왜 조씨를 수사하지 않았느냐’는 합리적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강길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와 통화한 내용을 보도한 2021년 10월21일자 <검찰,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비위 대출’ 눈감았다>, <검 ‘대장동 대출 알선’ 증언 듣고도…당사자 확인도 안 했다> 기사에 대해선 경향신문은 “이강길 대표의 발언을 근거로 ‘중수부는 조씨가 대출 알선 수수료 10억3000만원을 받았다는 증언을 듣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며 “검찰은 이 보도 또한 문제 삼고 있는데, 이 대표가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하면서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사실임을 밝힌다”고 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강길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1년 중수부가 자신을 한 차례 불러 면담 형식으로 조사했다”며 “검찰이 (조우형에게) ‘수수료를 준 것이냐’고 묻길래 조씨가 자금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용역 발주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A씨(조씨)에게 10억3000만원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더니 (수사를) 접더라”고 했다.

경향 “취재·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윤리 저촉될만한 행위 일체 한 적 없어”

또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인용 보도한 2022년 3월8일자 <김만배 “윤석열이 부산저축 브로커 조우형 수사 봐줬다”> 기사에 대해 경향신문은 “의혹의 핵심인 조우형씨 인터뷰 내용과 조씨의 검찰 진술을 있는 그대로 기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저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난 후 박○○ 검사님이 저에게 간단히 물어볼 게 있으니 커피 한잔 마시러 오라고 해서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의 가족관계 등을 물어봤는데 답변하고 귀가했던 적이 있다’는 조씨의 검찰 진술을 담았다”며 “이 건과 관련한 취재 및 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윤리에 저촉될만한 행위를 일체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