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공적 소유구조 변화 현실로… 외압·간섭 막겠다"

지분 30.95% 유진그룹 낙찰에 노사 각각 입장문
방통위 "엄격·투명·신속 심사하겠다"

공공기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30.95%)의 새 주인이 유진그룹으로 23일 결정된 가운데, YTN 노사가 각각 입장문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이날 유진그룹이 최종 낙찰자로 결정된 직후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권이 공기업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빼앗은 YTN 지분을 손에 넣는다면, 장물을 매매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장 YTN에서 손을 떼라”고 주장했다.

YTN지부는 유진그룹에 대해 “핵심축인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0 토막 났고, 한때는 매각설까지 돌았다. 어떤 돈으로 YTN 지분을 인수하려는지 의문”이라면서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의 언론관이 무엇인지도 의문이다. 그가 미디어 분야에서 어떤 전략과 비전을 가졌는지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혹시 상암동 사옥과 남산 서울타워, 1400억원에 이르는 유보금 등 YTN의 알짜 자산 노리고 특기인 M&A를 시도한 것인가? 만약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콩고물을 약속받고 YTN 지분을 인수하려는 것이라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면서 “언론장악의 하청업체라는 오명과 막대한 손실만 입고 결국에는 YTN 지분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YTN 사측도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창사 이래 유지돼온 공적 소유구조의 변화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부당한 외부의 간섭과 압력을 막고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YTN 구성원들과 함께 오랜 세월 쌓아온 제도와 시스템도 흔들리지 않도록 더 굳건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YTN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YTN의 지분매각 승인과정에서 단순한 재무적 역량뿐 아니라 공정성과 공영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할 경영철학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방통위 승인과정에서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보도전문채널을 사적 이익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특정 기업에 넘기려 한다거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등 정치적 배경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보도채널은 주요 사회 이슈에 대한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공성과 공익성이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며, 이익 극대화보다는 바람직한 공론장 형성 등 공적 가치의 실현을 추구해야 하는 게 책무”라면서 “최대 주주 변경으로 지배구조가 변하더라도 YTN은 대한민국 대표 보도전문채널로서 방송의 신뢰성과 독립성을 지켜나가겠다. 더불어 최대 주주 변경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면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YTN 지분매각은 공동 매도인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며, 이후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방송통신위원회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방통위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YTN 지분을 인수하는 자는 방송법에 따라 지분 취득 계약 체결 30일 이내에 방통위에 변경승인 신청을 해야 하며, 방통위는 신청 접수를 받은 이후 6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방통위의 변경승인은 해를 넘겨 내년 초쯤 완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동관 위원장은 “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투명·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