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는 KBS·MBC 부적격 퇴직자 위한 놀이터 아니다"

언론노조 EBS지부, 강규형·최기화 이은 신동호 보궐이사 임명 비판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출신의 부적격 인사 논란이 있는 인물을 EBS 감사와 이사에 잇따라 임명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19일 성명을 내고 “도 넘은 방통위의 인사 만행”을 비판하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관련 기사: 최기화 이어 신동호… 방통위, MBC 출신 또 EBS로)

EBS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강규형, 최기화도 모자라 이번 신동호 보궐이사 임명까지,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끝을 모르는 인사 전횡(專橫)을 통해 EBS를 쑥대밭으로 만들 셈인가”라고 성토했다. 방통위는 지난 8월 강규형 전 KBS 이사를 정미정 전 이사 보궐이사에 임명하고, 9월엔 부당노동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기화 전 MBC 기획본부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최 감사는 최근 대법원에서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신동호 신임 이사는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의 부당전보 인사에 관여한 혐의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으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사실상 탈락한 뒤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EBS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기화 EBS 감사(왼쪽)와 18일 EBS 보궐이사에 임명된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국장. /국회 영상회의록, MBC

EBS지부는 “한 달에 한 번씩 공영방송에서 불명예 퇴진한 자들을 EBS 요직으로 보내는 방통위의 저의는 무엇인가? 왜 자꾸 EBS를 정치적 쟁점의 중심으로 만들려 하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EBS는 KBS, MBC에서 해임되고 퇴사한 원로들의 집합소도, 온갖 부적격 퇴직자들을 위한 놀이터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EBS를 망치고 좀먹는 자들을 단 한 순간도 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면서 신동호 이사 임명 철회와 강규형 이사, 최기화 감사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EBS지부는 “이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방통위는 불법을 용인하고 획책하는 규제기관으로 대한민국 언론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8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를 향해 신동호 이사 임명 철회와 “밀실 깜깜이 인사” 중단을 요구했다. 조승래 의원은 성명에서 “이동관 위원장과 이상인 위원 단 두 사람이 밀실에서 북 치고 장구 친 이번 보궐인사 임명은 원천 무효”라며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보장을 위해 설치된 합의제 행정기구다. 여당 측 인사 두 사람이 밀실에서 짬짬이 한 인사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동호 이사에 대해서도 “회사에서 부정을 저질러 쫓겨난 뒤 권력의 꽁무니나 쫓던 정치꾼에게 EBS 미래를 위한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언감생심”이라고 비판하며 “현행법에 따르면 최근 3년 내에 정당의 당적을 보유했던 자는 EBS 임원이 될 수 없다. 오랜 정당 활동 이력이 있는 신동호가 법률상 이사 자격을 갖췄는지도 해명되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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