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는 TBS가 라디오에 서울시정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을 두고 “시민의 방송을 시장의 방송으로 만들려고 있다”고 비판했다.

TBS는 9일 FM라디오 개편을 통해 오전 7시 시정 프로그램 ‘Seoul, My Soul’과 오전 11시 서두원 전 SBS 보도본부장이 진행하는 ‘살 만한 세상 서두원입니다’를 신설했다.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은 서울시 슬로건을 프로그램 제목으로 사용했고, 서두원 전 본부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명한 박노황 이사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서울시는 두 프로그램에 제작비를 지원했다.

전국언론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TBS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두 프로그램 신설은 방송 자율성의 기본틀인 편성위원회를 요식행위로 만들어 이사장의 낙하산 진행자를 세우고 서울시정 홍보 방송을 편성한 노골적인 편성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이날 “청취율 1위 방송(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없앤 자리에 시정 홍보 프로그램을 신설해 참담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김만배 녹취록’ 인용 보도를 근거로 공무원 6명을 파견해 TBS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고, 서울시의회는 행정감사 자료제출 목록에 노동조합과 관련한 요청자료를 추가하며 최근 3년간 노동조합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TBS 사측은 ‘심의 관리 부실’을 명분으로 전 전략기획실장과 라디오제작본부장을 해고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보도사항 관련 조사’라는 명목의 조사 계획은 어떤 공영방송도 받지 못한 조사”라며 “아무리 서울시의 출자출연기관이라도 보도 내용을 지방자치단체가 집중 조사하는 것은 언론 자유 침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노황 이사장 임명, 일방적인 프로그램 편성, 부당 해고, 방송보도 검열 등 이 모든 사태의 책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TBS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셈인가. 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책임있게 TBS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