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LH 전관특혜' 보도, 부실시공 고질적 원인 근절할 계기 마련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후기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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