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 김지욱 SBS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김지욱 SBS 기자

처음 취재원에게 ‘수원역 디스코팡팡’과 ‘성매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두 단어가 쉽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월미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디스코팡팡은 생각보다 꽤 가까이 있었습니다. 교복을 입고 수원역 디스코팡팡에 잠입했습니다. 금방 들통이 났지만 DJ들이 어떻게 10대를 유혹해 성매매에 빠뜨리는지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한 달 새 DJ들에게 300만원 넘게 송금한 10대부터, 성범죄를 당하고도 또 놀이기구를 타러 오는 여중생까지. 현실은 생각보다 참담했습니다.


첫 보도 후,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딸도 같은 피해를 당한 것 같다는 학부모, 이미 업계에 만연한 범죄라는 동료 DJ들의 내부고발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지목한 업장은 전국 곳곳 다 달랐지만 취재 결과 이들 업장은 모두 한 명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DJ들은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고, 총괄 업주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디스코팡팡은 성범죄자 취업 제한시설에서 여전히 제외돼 있고, 총괄 업주가 운영하는 전국 디스코팡팡 매장엔 여전히 많은 학생이 찾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지켜야 합니다. 촘촘하다고 생각했던 법망은 청소년의 미숙한 마음을 이용한 DJ들의 그릇된 욕망에 쉽게 뚫려버렸습니다. 그 DJ들 역시도 10대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며 선배들의 수법을 따라 배운 아이들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빌려 치열하게 고민해 준 윤형 영상 취재기자, 노재민 VJ, 신세은·이상민 영상 편집기자께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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