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91.5% 기구개편 반대에도 귀 닫은 SBS A&T

전면 철회요구에 이동희 사장 "받아들일 수 없다"

구성원 사전 의견 수렴 없이 기습적으로 시행된 SBS A&T 기구개편·인사에 구성원 대부분이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기구개편 반대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지난 6~10일 SBS본부가 A&T지부 조합원 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조합원 91.5%가 해당 기구개편에 대해 반대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12일 경기 고양시 SBS 탄현 제작센터에서 'SBS A&T 기구개편 전면철회 및 경영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SBS본부 제공

지난 12일 언론노조 SBS A&T지부는 이동희 사장 등이 참석한 노사협의회에서 △기구개편 전면철회 △기구개편 책임자 사과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또 기구개편 단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사측은 “언론환경, 방송시장 악화에 사전적으로 대비한 효율성 강화” “수익성 강화”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날 SBS본부는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해 ‘A&T 기구개편 반대 투쟁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쟁의대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SBS본부는 17일부터 매일 오전(11시40분~12시) 20분간 목동 사옥에서 SBS A&T 기구개편을 규탄하는 ‘3인 릴레이 피케팅’을 시작했다.

17일 발행한 노보에서 SBS본부는 “A&T 졸속 기구 개편 반대 투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쟁의대책위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혼란만 초래한 졸속 개편의 책임을 묻고, 구성원을 무시하고 기구 개편을 강행한 진짜 이유를 알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SBS A&T는 SBS 뉴스영상을 담당해온 보도영상본부를 폐지하는 등의 기구개편안을 발표했다. 업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부서 해체로 현장에서 혼선이 가중된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사측은 구성원 의사 청취 없이 발표 5시간 전에야 조직개편안을 노조에 통보해 큰 반발을 샀다.

SBS본부는 이번 A&T 기구개편이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SBS본부는 노보에서 “기구개편으로 핵심적 노동조건인 공정방송 실현 관련 사항에 중대한 변경이 생겼는데, 사용자는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조치를 시행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조합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단협 제8조에 위배된다고 했다.

이번 기구개편으로 보도영상본부가 폐지되며 단협 조항인 ‘SBS A&T 보도영상 부문 최고책임자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 대상자가 없어졌는데 이를 두고 SBS본부는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제한된 것은 노동조건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며 “명백한 단협 위반”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용주 언론노조 SBS A&T지부장이 지난 13일 기구개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 쟁의대책위는 A&T지부 비상대책위원회와 새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쟁의대책위원장)은 18일 ‘본부장 편지’를 통해 “기구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어제 A&T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며 “조합원 우려를 제대로 전달하고 이번 기구개편의 잘못을 조속히 바로잡기 위해 진정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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