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TV 수신료 분리징수가 11일 대통령 재가로 현실화된 가운데, TV 수신료 통합징수를 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윤석열 정부가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따로 징수하도록 바꿨는데, 개정안에는 TV 수신료 통합징수 근거를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서 모법으로 상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방송법 67조에 ‘수신료를 위탁받아 징수할 때 고유 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해 행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현행대로 하나의 고지서로 수신료를 통합 징수하는 것이 뼈대다.
변재일 의원은 “수신료 징수방식 결정은 수신료 제도와 공영방송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임에도 정부, 여당, 방송통신위원회가 시행령 단 한 줄만 바꿔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정치를 일삼고 있다”며 “법안이 발의된 이상, 국회에서 입법절차와 숙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5일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징수하는 내용이 담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2항 ‘지정받은 자(한전)가 수신료를 징수할 때 고지행위와 결합해 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행해서는 아니 된다’로 몇 글자만 바꾼 것이다. 수신료 분리징수 개정안은 방통위 의결 6일 만인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개정안을 재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