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A&T 조직개편 '졸속'…구성원 "철회하라" 반발

영상기자협회 등 비판 성명 잇따라
사측 "인력 효율적 재배치 목적"

SBS A&T 홈페이지 캡쳐

최근 SBS A&T가 시행한 조직개편을 두고 구성원의 반발이 거세다. SBS 뉴스영상을 담당해온 보도영상본부를 없애고 업무 연관성 없는 기술영상본부와 통합해 방송제작본부를 만들었는데, 여러 혼란이 생길 상황임에도 구성원 사전 협의 없이 개편안을 당일 기습적으로 통보해 비판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에 이어 한국영상기자협회 SBS A&T지회, 한국영상기자협회, SBS 방송기술인협회, SBS기자협회 등 총 7개 언론현업단체가 잇따라 성명을 내어 사측에 “근본적인 조직개편 재검토”를 촉구했다.

SBS 자회사인 SBS A&T는 6월30일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영상취재팀 등이 있던 보도영상본부와 영상제작팀(예능·드라마 영상 제작), 중계기술팀 등이 배치됐던 기술영상본부를 ‘방송제작본부’로 통합했고, 경영사업국을 본부 급인 ‘기획실’로 격상한 것이 주요 개편 내용이다. 이날 이동희 SBS A&T 대표이사 사장은 조직개편에 대한 담화문을 내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한다며 “수익사업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SBS A&T 조직개편안

먼저 SBS A&T 구성원이 이번 조직개편의 문제로 지적하는 건 “보도와 관련된 부서들을 예능과 드라마를 제작하는 부서들과 하나로 묶어 하나의 본부가 됐다”는 점이다. 한국기자협회 SBS A&T지회는 지난 4일 성명에서 “사측은 (SBS) 보도국과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보도영상본부를 없앴다”며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급변하는 사항을 사측은 노조와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일방적 통보를 했다는 것은 노동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SBS 영상저널리즘을 정립하고 발전시켜 온 이들의 노력과 고민이 겉만 화려하고 빈껍데기 같은 조직개편안에 휩쓸려 순식간에 좌초될 위기에 놓여 버렸다”며 “SBS A&T의 졸속 조직개편은 SBS가 지난 30여 년간 추구해왔던 공정하고 공익적인 보도,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오로지 이익 창출에 매달린 사영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측은 사전 구성원 의사 청취 없이 발표 5시간 전에야 조직개편안을 노조에 통보하기도 했다. 특히 단체협약에 따라 SBS A&T 보도영상본부장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실시해야 하는데 보도영상본부가 없어졌음에도 사측은 노조와 평가제 적용 대상자에 대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사측은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조치를 시행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의 존재를 부정하는가”라며 “보도영상부문 최고책임자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향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일언반구도 없다. 단체협약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지적했다.

SBS 방송기술인협회에서도 비판 성명을 발표해 사측의 조직개편 재검토를 요구했다. 지난 6일 SBS 방송기술인협회는 성명에서 “사측은 단순하게 중계기술팀을 칼로 무 자르듯 대형중계차와 소형중계차를 분리래 방송기술팀과 뉴스기술팀에 통합시켰다”며 “보도,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로 단기간 증가하는 업무량을 고려하여 중계 인원과 시설을 유동적이며 통합적으로 배치하며 대응해 온 중계기술팀의 업무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조직개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 SBS본부 SBS A&T지부는 오는 10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사측이 강행한 기구 개편과 보직 인사’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또 언론노조 SBS본부는 10~12일 SBS 목동과 탄현 사옥에서 ‘SBS A&T 졸속개편 반대’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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