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보도국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자 MBN 구성원들이 사측에 보도국장 후보자 지명을 요구했다. 보도국장 공석으로 조직 내 무기력한 분위기가 심각해져 퇴사자가 속출한다는 호소도 나온다.
MBN 기자협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어 “현재 사실상의 보도국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박대일 국차장을 국장으로 지명할 것을 회사에 요구한다”며 “초유의 보도국장 공석 사태를 이제는 끝낼 수 있도록 노사 모두에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MBN은 처음으로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를 실시했지만, 두 번째 보도국장 지명자까지 연이어 보도국 구성원 대상 투표에서 불신임 결과를 받았다. MBN은 직후 세 번째 후보자 지명대신 보도본부장 인사를 냈고, 지난 3월엔 보도국차장을 임명해 보도국장 대행 업무를 맡도록 했다.
1년 가까이 보도국장 공석이 이어지는 배경에 대해 MBN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회사는 혹시라도 세 번째 신임투표 부결사태가 올 것을 우려해 지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MBN 기자협회는 보도국장 대행 업무가 이어지는 사이 속출하는 퇴사자 문제도 우려했다. 성명에 따르면 지난해 MBN 취재기자 14명이 퇴사했는데, 6개월 업무정지 취소 소송 1심 패소 직후에는 5명이 퇴사했고, 최근에도 기자 2명이 퇴사했다. MBN 기자협회는 “회사를 나가는 동료들 가운데 상당수는 무기력해진 보도국 분위기를 지적한다”며 “다른 회사가 여러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며, 뉴스 형식과 내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MBN 보도국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보도국 분위기를 수습하고, 쇄신책을 내놓기 위해 기자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보도국장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했다.
구성원들의 요구에 지난 25일 전국언론노조 MBN지부, 이동원 MBN 대표가 만나 보도국장 공석 사태를 논의했지만, 평행선만 달린 채 결론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다. MBN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보도국장 신임투표에 회의적이었고, 노조 대의원들은 신임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노조에서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조합원 의견을 계속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