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아웃링크 도입 진정성 있었나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네이버가 내달부터 시범 도입하려 했던 ‘선택적 아웃링크’ 서비스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제시한 운영 조건이 개별 언론사의 자율성과 편집권, 영업권 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의견을 수렴, 아웃링크 서비스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네이버는 4월부터 콘텐츠제휴(CP)를 맺고 있는 82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포털에 뉴스 제공만 하던 기존 ‘인링크’를 유지하거나 자체 사이트를 통해 직접 뉴스를 유통하는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아웃링크로 전환하려면 자체 사이트의 사용성을 일정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 논란을 샀다. 특히 △뉴스 페이지 이동에 5.5초 이상 소요 금지 △아웃링크 기사 연결 시 앱 설치나 유료 결제, 로그인 요구 금지 △기사 본문에 광고 3개 이상 노출 금지 △기사 본문을 포함해 해당 페이지에 광고 10개 이상 노출 금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지침까지 제시해 플랫폼의 ‘갑질’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네이버가 아웃링크 도입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된다는 불신도 싹텄다. 네이버는 인링크 유지와 아웃링크 전환이 동등한 선택지인 듯 제시했지만, 현재 조건 아래에서는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할 유인책이 크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하는 언론사는 인링크와 비교해 전재료 수익이 줄어드는데, 네이버는 각 사 홈페이지에 거는 광고 비율과 개수까지 제약했다. 또 몇몇 언론사들이 유료화 초기 시도로 실험 중인 로그인 전용 콘텐츠 기사 등은 아웃링크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인링크·아웃링크 전환을 6개월 단위로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지나쳤다. 한 번 정하면 최소 6개월은 되돌릴 수 없다는 조건 아래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같은 포털 사업자인 다음카카오는 매월 인링크·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과 비교해도 네이버의 방침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상호 불신만 짙어질 불합리한 기준을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하겠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네이버 뉴스 정책이 지난해 11월 아웃링크 도입을 발표한 지 3개월여 만에, 파트너인 언론사와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졸속 추진됐다는 점도 개선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아웃링크 도입에 진정성이 있다면 더 많은 언론사들이 아웃링크 전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왕 시간을 들여 제도를 재검토하기로 한 이상 아웃링크와 관련된 논의는 무너진 저널리즘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지나친 속보 경쟁이나 범람하는 선정 보도 등 포털 언론 생태계에서 나타났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별 언론이 양질의 저널리즘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 아직은 홀로서기가 힘든 많은 언론사에게 아웃링크는 분명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 네이버의 아웃링크 도입이 국내 뉴스 생태계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같은 맥락에서 아웃링크 시대를 준비하는 개별 언론사의 변화도 반드시 요구된다. 애초에 국내 뉴스 소비자들의 포털 의존도가 높아진 근본 원인 역시 한국 언론이 만족할 만한 모바일 뉴스 소비 환경을 발 빠르게 제공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언론사가 직접 운영하는 일부 홈페이지는 제대로 된 뉴스 소비가 불가능할 정도로 수많은 광고로 뒤덮여 있다. 포털에 광고 제한 등 경영 간섭의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익보다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는 언론사가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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