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98) 죽음을 마주한다는 것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사진기자의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사진기자가 됐지만, 누군가의 죽음과 그 슬픔을 카메라로 마주하는 상황은 늘 어렵습니다. 카메라로 훑은 현장을 모니터로 다시 들여다보는 것도 힘든 시간입니다. 입사 17년, 여전히 취재했던 많은 참사 현장의 아픈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아 간혹 꿈에 나올 때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와 관련한 취재를 자주 하고 있는데요. 역시 아프고 힘든 시간입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었던 일’이라 더 그런 것도 같습니다.


추운 날씨에 서울광장에서 추모제를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며 159배를 하는 유가족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조용히 뒤돌아 나오는데 한 유가족이 긴 한숨을 내쉽니다. 갑자기 제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 후배들이 볼까 봐 ‘쓱쓱’ 닦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현장을 나섰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뛰어와 “엄마”하고 안기는데 또다시 왠지 모를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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