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제385회 이달의 기자상] 김지은 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김지은 한겨레신문 기자

“오늘 입금하려고 했는데 월급이 밀려서 안 들어왔어요. 내일까지 드리면 안 될까요?”
대부업체가 고객들에게 돌리는 전화는 일반 콜센터와는 종류가 좀 다릅니다. 상담원을 괴롭히는 ‘진상’들보다도 일상에 지친 피로한 목소리를 온종일 듣는 게 일입니다. 3주간 대부업체에 잠입해 취재하면서 빚의 무게를 가장 크게 실감한 건 수치를 통해서가 아니라, ‘소리’를 통해서였습니다. 독촉과 회피, 한숨과 염려로 가득한 청년 채무자들의 삶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기사에 왜곡 없이 담고자 고민했습니다.


최근 MZ세대로 규정되는 청년들의 이미지는 솔직과 무례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양새로 다분히 일반화됩니다. 정형화되어지는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차치하고라도, 경제위기의 시대에서 청년들은 여전히 서툴고 사회적 발판이 튼튼하지 않다는 사실은 자꾸만 잊혀집니다. ‘영끌’이니 ‘투자’니 해석을 위한 수식들을 떼고 현실 속 청년들의 가난을 생각하게 만드는 기획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젊기에 좀처럼 연민을 사기 어렵고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해 살아야만 하는 그 고단함만큼은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기사가 나가고 공감하는 반응들을 만났습니다. 청년들을 돕고 싶다는 독자들의 연락이 다수 왔고, 공감하는 2030 청년들의 하소연도 많았습니다. 이번 기회로 청년 부채를 고민하는 시선에 조금이라도 온기가 밴다면 기쁠 일입니다.


매번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통로를 열어주시는 정환봉 선배께 항상 감사합니다. 20여명을 인터뷰해 기획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김가윤 기자, 빈틈없는 기사로 탄탄하게 마무리해주신 전슬기 선배, 기사를 함께 고민해주신 정은주 부국장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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