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이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 순간

[언론 다시보기] 나리카와 아야 전 아사히신문 기자

나리카와 아야 전 아사히신문 기자

나는 주로 일본 매체에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는데 가끔 K-POP 관련 원고 의뢰를 받을 때도 있다. 아무래도 수요가 많은 건 영화나 드라마보다 K-POP이다. 최근 아이돌 그룹 NCT127 유타(나카모토 유타)에 관한 원고 의뢰가 들어왔다.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인 20명에 관한 기획 기사라고 한다. 20명 중 1명으로 유타가 뽑힌 것이다. 나는 K-POP 아이돌로 데뷔한 일본인이 꽤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중 누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여러 분야의 20명에 들어간 유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니까 일본 남성 연예인 중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1위(8월 현재 843만)라고 한다. 일본 어느 남성 배우나 가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K-POP 인기가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 순간이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작년 K-POP 음반 판매량은 BTS가 1위(720만장), 이어서 NCT127이 2위(404만장)였다. NCT127은 올해 1월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데뷔 후 6년 착실하게 성장해서 이제 K-POP 인기를 이끄는 존재가 되고 있다.


유타에 관한 여러 기사나 영상을 보고 반가웠던 것 중 하나는 오사카 출신으로 ‘다코야키 프린스’라고 불린다는 것이다. 중앙일보에는 트와이스(TWICE) 사나와 함께 ‘오사카 출신 아이돌의 다코야키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유타가 다코야키를 만들어 먹는 사진도 소개됐다. 나도 다코야키를 사랑하는 오사카 출신자라 갑자기 친근감을 느꼈다.


요즘 일본 젊은이들 중에 일본 아이돌이 아닌 K-POP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K-POP 아이돌로 성공한 유타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인 듯하다.


나는 일본 젊은이들의 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사회의 중심에서 일하는 나이가 되면 한일관계도 자연스럽게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한일 양국 정부가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정말 생각한다면 일본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원고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알게 된 건 일본도 한국도 유타에 관한 신문 기사가 그의 인기에 비해 아주 적다는 것이다. 잡지나 온라인 매체는 많지만, 신문은 위에 언급한 다코야키 기사외에 별로 없었다.


한편 내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K-POP 관련 취재에 소극적인 이유는 개인적인 관심이나 전문성 문제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신청해도 대부분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답변조차 못 받을 때가 많다. 일본 매체한테 K-POP 아이돌에게 인터뷰 요청 메일을 대신 보내달라는 의뢰를 받는 일도 종종 있는데 소속사에 메일을 보내도 답변이 돌아오는 일은 거의 없다. 한국 매체라면 다를지 모르지만 일본 매체는 취재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정이 있는 듯하다. 아쉽고 답답한 상황이다.


최근 일본에서 비자 없이 한국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일단 8월 한 달만 허용한다고 하지만, 9월 이후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내 주변 친구들도 오랫동안 한국 여행을 참았다가 이달부터 속속 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일본에서 얼마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지, 이제 조금씩 한국사람들도 실감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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