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동해안 수협 부실운영 실태 고발

[제379회 이달의 기자상] 조기현 G1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조기현 G1 기자

수협에 20년 간 1581만원의 출자금을 납부한 한 어민은 조합에서 퇴출되면서 88만원 밖에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평생 어업에 종사하며 수협의 발전에 기여했고, 이제 나이가 들어 수협 조합원 자격을 잃은 70대 조합원. 그런데 해당 조합원은 노년을 위해 적금처럼 들어놨던 출자금 가운데 88만원 밖에 받지 못하게 된 겁니다.


사실 수협은 협동조합이고 조합원의 출자금이 손실을 봤다면 당연히 조합원도 손실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게 합당합니다. 하지만 손실의 이면에는 수협의 부실 경영이 있었고, 퇴출당하지 않은 조합원은 출자금을 그대로 보장받게 되는 불평등이 존재했습니다. 수협의 부실 경영 문제를 파헤쳐 수협에 헌신한 나이 든 어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기자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수협의 경영은 말 그대로 엉망이었습니다. 시장 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수산물을 수입했다가 판로를 못 찾아 썩히는가 하면, 수입 가격보다도 싸게 물건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직원의 업무 미숙으로 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돈도 24억원입니다. 이렇게 조합원 출자금 27억9000만원 가운데, 손실된 금액만 23억4000만원에 이릅니다. 반면 조합장은 수협 돈을 개인의 장사를 하는데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피해는 온전히 퇴출 조합원들의 몫이었습니다. 전체 조합원 254명 가운데 퇴출 조합원 133명이 납입한 출자금은 모두 14억원이지만, 돌려받은 돈은 고작 3.74%에 불과했습니다.


취재팀의 보도 이후 해당 수협 조합장은 조합장 직을 사퇴했습니다. 동해해경청 광역수사대는 해당 조합장의 비위 사실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본 취재는 수협의 부실 경영 실태를 조목조목 고발함으로써 수협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게 하고, 수협 조합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환기하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피해를 떠안게 된 어민들에게 구제 방안을 마련하도록 여론을 만들고, 이사회의 자구책 마련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어민들의 눈물을 닦아 준 보도였다고 자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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