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문제는 기후·환경 이슈 중에서도 언론에서 가장 자주 다룬 주제입니다. 하지만 이만큼 평면적으로 다뤄진 주제도 드뭅니다. 폐기물 증가로 쓰레기 산이 생겼다는 이슈의 결말은 배달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을 탓하는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분리배출한 폐기물도 재활용이 어렵다는 보도 역시 줄곧 시민들에게 올바른 재활용 방법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났지요.
‘이 많은 쓰레기가 어디서 올까’라는 질문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안전’과 ‘브랜드이미지’를 핑계로 과대포장을 정당화하는 기업들이 보였습니다. 잘 깨지지 않는 과자에 굳이 플라스틱 트레이를 넣어 파는 제과업체, 반듯한 모양의 상품을 진열한다며 비닐 애호박만 매입하는 유통업체의 내막이 드러났습니다. 기업이 이렇게 불필요한 생산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더 잘 버려야 한다’는 해법은 책임 전가일 뿐입니다.
기획을 연재하며 폐기물 문제는 생산자(기업)와 정부의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고, 기사와 영상으로 성실히 담아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획을 통해 몇몇 기업이 스스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덜어내는 등 실질적 변화를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 같은 시도가 단지 ESG트렌드에 따른 마케팅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추적하고자 합니다.
기획을 연재하는 동안 팀원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신 이진희 어젠다기획부 부장, 영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할 수 있도록 믿어주신 박서강 멀티미디어부 부장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