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52)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달 11일부터 29일 동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취재해 왔습니다. 인근 건물 옥상들을 옮겨 다니며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무너진 철근과 콘크리트 더미를 걷어내고 매몰자들을 찾아 나서는 소방 구조대원과 작업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고는 지난달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일어났습니다. 아파트 상층부 38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가 진행되면서 23층까지 구조물들이 주저앉아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6명의 근로자가 실종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하층과 상층부 등에서 겹겹이 쌓인 콘크리트 잔해 속의 피해자들이 구조됐습니다. 마침내 8일 밤 26층 잔해 속에서 마지막 매몰자가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금 현장을 돌아봅니다. 소방관계자의 부축을 받은 채 마지막 매몰자 가족이 흐느끼며 어둠 속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익에 눈먼 건설사의 무리한 공사 일정과 원칙을 무시한 공법 변경의 부정 등으로 일어난 인재가 고귀한 생명들을 앗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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