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첫 TV토론이 약 3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KBS·MBC·SBS 지상파 3사 공동 주관으로 어제(3일) 오후 8시부터 120분 동안 방송된 대선 후보 토론회 합계 시청률은 38.7%(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집계됐다. KBS가 18.3%로 가장 높았고 MBC(11.0%), SBS(9.4%) 순이었다.
또 다른 시청률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TV토론의 동시 시청자 수는 791만명으로 1주일 전 같은 채널 같은 시간대 시청자 429만명보다 362만명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연령대별로는 남자 6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시청해 시청률 28.6%를 기록했고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유권자 변수로 떠오른 20대 시청률은 7.1%였다.
오늘자 신문은 무엇을 어떻게 보도했나
이날 토론은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성장을 주제로 각각 5분 발언 총량제 토론과 7분간의 주도권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후보들은 부동산 정책과 안보 문제 등을 놓고 격돌했고,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이 늦은 시각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늘(4일)자 신문들은 토론회 내용을 1면 머리기사 외에 2~3개 면을 할애해 주요하게 보도했다. 다만 평가나 관점은 조금씩 달랐다. 국민일보는 1면 헤드라인에서 ‘대장동 충돌’을, 동아일보는 ‘사드 충돌’을 부각했고, 조선일보는 연금개혁에 네 후보가 공감대를 이룬 점을 주목했다. 한겨레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사과’와 사드를 추가 배치해야 한다는 윤석열 후보의 ‘강변’을 대비시킨 점이 눈에 띈다.
다음은 4일자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 <‘대장동’ 치고받고, 연금개혁엔 공감대>
국민 <또 대장동 충돌…尹 “천문학적 특혜” 李 “尹후보가 이익”>
동아 <사드 충돌…李 “중국 자극” 尹 “추가 배치”>
서울 <李 “文정부 후계자 아니다” 尹 “정권교체가 답”>
세계 <李 “文 후계자 아냐, 부동산 매우 잘못” 尹 “정책 실패 반성 없어 정권교체가 답”>
조선 <4당 후보 모두 “국민연금 개혁”>
중앙 <이·윤 대장동 난타전/누가 되든 “연금 개혁”>
한겨레 <이재명 “문 정부 부동산 정책 잘못” 사과/윤석열 “안보 튼튼해야” 사드 추가 강변>
한국 <尹 “수도권 사드 필요” 李 “경제 다 망칠거냐”>
동아 “빈 구호뿐…답답” 한겨레 “비교·평가에 도움”
토론회 자체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동아일보는 ‘“일자리 창출” “집값 안정” 빈 구호뿐이었던 대선 TV토론’이라 제목의 사설에서 “일자리와 성장, 부동산 문제 등 경제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철학, 공약들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말꼬투리 잡기식 질의, 응답을 계속해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남겼다”고 촌평했다. 반면 한겨레는 ‘공약·자질 비교 평가에 도움 된 첫 대선 후보 TV 토론’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이번과 같은 TV 토론이라면 더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토론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없었다는 점만큼은 공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대선 정국의 핵심 이슈인 ‘김건희 리스크’나 ‘김혜경 갑질 의혹’ 등 후보 부인들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격이 나오지 않는 대신 상대 공약의 허점을 두고 날카로운 언쟁이 오간 것은 진일보한 모습”이라고 평했다. 세계일보도 “네 명의 후보들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네거티브는 자제하고 정책 대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발전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라며 “연금개혁 공동선언에 대해 네 후보가 의견일치를 본 것은 가시적인 성과로 꼽을 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평도 많다. 서울신문은 사설을 통해 “비호감 선거의 틀을 깨기엔 어제 토론이 역부족”이라며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있을 세 차례의 중앙선관위 법정 토론만으론 크게 부족하다. 각 후보, 특히 이·윤 후보 진영은 무산된 양자 토론을 되살려 국민들의 판단 기회를 넓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또한 “유권자들의 직접 검증 기회를 넓히는 차원에서 후보 법정 토론회 횟수를 좀 더 늘리는 방안을 선관위와 각 정당은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지상파 3사는 오는 21일과 25일, 다음달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3차례의 대선 후보 토론과 오는 22일 군소정당 후보가 참석하는 비초청 대상 후보자 토론회를 생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