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은 한 제보 전화에서 시작됐다. 비슷한 이름으로 예산이 계속 내려와 일선 학교에서 소화하기 버겁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강원도교육청이 교육부 예산을 대거 확보해 홍보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 현장의 간극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취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폐쇄적인 교육계 특성상 학교 내부의 일을 쉽게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이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익명을 보장받은 뒤에야 교육청에서 내려보낸 공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내년 2월까지 사용해야 하는 교부금 예산 규모가 2700억원임이 확인됐다. “일부의 얘기”라고 치부하던 강원도교육청은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고 내년 2월쯤이면 반납 예산 규모도 확인이 가능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방교육재정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화했다. 교육교부금법은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내려보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니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도 교부금 규모는 점차 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역일간지 기자로 일한 지 만 10년.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변방’으로 취급될 때가 많다. 대도시 얘기가 아니면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을 때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강원도 일선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산 낭비 실태를 보도해 정부 차원의 움직임을 이끌어 낸 이번 보도가 더욱 남다르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1년 6개월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묵묵히 따라와 준 사회부서원들과 편집국장을 비롯한 편집국 선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