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창작물보다 현실이 더 비극적일 때가 있다. 이번 사건이 그랬다. 단순한 아동학대 사건인지 알았던, 이 사건의 비밀은 DNA 검사 결과를 통해 그 내막을 드러냈다. 물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은 남았고, 이제 법의 심판만이 남았다.
DNA 검사 결과를 처음 알게 됐을 때는 가족사의 비극을 보도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도 컸다. 하지만 엄마를, 아니 자신을 지켜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지쳐 잠들었던 아이를 생각했다. 이 사건의 감춰진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보도 이후 국민 관심이 집중됐다. 연달아 터진 아동학대·방임 사건에 이번 보도가 경종을 울렸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가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도 이뤄지고 있다.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가 뒤늦었지만 무등록 출생아에 대한 정비가 이뤄진다는 건 고무적이다.
이제 남은 건, 사라진 아이의 행방이다.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또 하나의 소중한 생명, 그 생명을 찾는 길에 이번 보도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믿는다.